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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6화 훈계

그는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회사에 중요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우 비서님 대신 제가 왔어요. 은정 씨와 정식으로 만나고 싶어서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왔어요. 불쾌했다면 사과드릴게요." 소은정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송지학에게 호감을 느꼈다. 숨기는 거 없는 그의 말투로 보아 계산적인 사람 같지 않았다. 순수한 송지학의 태도에 소은정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아빠한테 얘기 들었어요. 세남 아저씨의 아들이라고 하던데, 그럼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저희 사촌 형이 심강열이에요. 사실 강열이 형 회사에 갈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송화시 사업을 철수한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거든요. 다행히 지학 아저씨랑 은정 씨 덕분에 여기로 오게 됐어요." 소은정은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심강열..." 한유라가 떠나고 나서 얼마 뒤 심강열은 송화시 사업을 포기했다. 심강열의 사업 능력과 사업 계획대로라면 5년 안에 송화시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유라가 떠난 뒤로 큰 충격을 받은 심강열은 이곳에서 혼자 버틸 수 없었다. 결국 모든 기회를 포기하고 송화시를 떴다. 한유라를 통해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자주 연락하지 않은 이유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송지학의 입에서 사촌 형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한유라를 떠올렸다. 마음속 깊숙이 숨겨뒀던, 마주하기 싫었던 아픈 과거를 다시 들추는 기분이 들었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녀가 눈썹을 찡그렸다. 그들과 발생했던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송지학이 내뱉은 말은 그녀의 가슴에 생채기를 냈다. 송지학이 해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은정 씨, 특별 대우 해줄 필요 없어요. 절 그냥 평범한 비서로 생각해 줘요. 저도 배우러 온 입장이니까 다른 사람들처럼 대해주세요." 잠시 목이 메었던 소은정은 몇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우울한 기분이 사그라들고 나서야 복잡한 시선으로 다시 송지학을 바라보았다. "각오 단단히 했나 보네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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