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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4화 그는 죽지 않았다.

웨이터가 다가와 정중하게 물었다. "두 분, 주문하시겠어요?" 소은정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웨이터가 정중하게 물러섰다. 박수혁이 그녀가 저녁 식사를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 사치를 부릴 여유가 애초에 없었다. 소은정이 그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이만 갈게." 박수혁이 말없이 어딘가를 응시하다가 말을 꺼냈다. "왜 안 찾아갔어?" 소은정이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대답했다. "이미 여러 번이나 찾아다녔어. 이제는 찾아다니는 거 말고 내가 기다릴 거야." "그가 혹시나 죽지는 않았는지 두렵지 않아?" 박수혁이 반문했다. "그가 죽을 리 없어. 결코 쉽게 죽을 사람이 아냐." '그에게 아직도 소중한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새봄이도 있고, 나도 있고, 가족이 눈뜨고 살아있는데 그 사람은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일어섰다. 그녀가 해야 만 했던 말들은 거의 다 했고 박수혁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박수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은정 씨, 그가 처음부터 나타나지 않았다면..." 소은정이 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말을 끊었다. "그럴 일 없어." 박수혁이 침묵했다. 그녀는 그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있었지만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만약에 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우리 사이에 여전히 가능성이 있었을까? 오늘날 우리가 방해받지 않고 함께할 수 있었을까?' 그녀의 대답은 '아니'었다. 세상에 만약이란 두 글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동하가 없었어도 둘은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한 번 실패한 결혼은 또다시 해봐야 소용없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끝난 거지 그렇게 많은 이유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박수혁에게 눈길을 한번 안 주고 떠났다. 그는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전동하가 죽기만 하면 그녀를 가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제니퍼가 전동하 일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다. 그가 즉흥적으로 유전자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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