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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역겨워

소은찬의 말에 소은정이 코웃음을 쳤다. “알 게 뭐야.” 심채린은 소찬식의 동생, 즉 소은정의 삼촌인 소찬학이 내연녀인 심청하가 데리고 온 딸이었다. 비록 소찬학과 심청하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진 않았지만 소찬식은 제수씨로서 심청하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었다. 하지만 친형제 사이임에도 평소 왕래가 잦지 않아 소은정과 그녀의 오빠들은 삼촌의 소식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고 딱히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게다가 SC그룹은 소찬식이 혈혈단신으로 키워낸 그룹, 소찬학의 기여는 0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형제의 우애가 상할까 소찬식은 진한시에 설립한 계열사를 동생에게 넘겨주었다. 최근 몇 년간 계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돈 문제로 형제끼리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아 그 책임을 따지지도 않았다. 새아버지 덕분에 심채린을 젊은 나이에 계열사 본부장 자리에 올랐지만 그녀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아니, 소찬학의 사생아라는 사실에 자격지심을 느끼는 건지 소은정의 패션, 말투는 물론 성형수술로 외모까지 따라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가족들끼리 모일 때면 심채린은 소은정에게 친한 척을 해댔지만 그 시커먼 속내를 모를 리가 없는 소은정은 그저 형식적으로 대할 뿐, 더 다가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심채린은 사교계에서 소찬식의 하나뿐인 동생 소찬학의 가장 아끼는 딸, 외모, 스펙까지 소은정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쌓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었다. 누군가 은근히 자신을 따라하는 건 꽤나 성가신 일이다. 그러니 소은정도 심채린을 이뻐할래야 이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심채린이 왜 갑자기 송화시 골프장에 나타난 걸까? 소은찬을 연구원 앞에 내려주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려던 그때, 소은해의 문자가 도착했다. “집으로 와봐. 아주 웃긴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밑도 끝도 없는 문자에 소은정은 잠깐 망설였으나 소은해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분명 재밌는 일일 거란 생각이 들어 바로 본가로 향했다. 소찬식과 정원에 심은 화초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집사가 소은정을 발견하고 바로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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