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8화 침묵으로 응대하다
소은해는 지금 소은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소찬식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나 소찬식을 설득해야만 했다. 소찬식은 자신에게 딱 달라 붙어있는 소은해는 어이없는 눈길로 쳐다봤다. 한시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뒤로 집사님과 소은정까지 웃음 지었다. 소은호는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셋째는 30년이 되도록 버릇이 고쳐지지 않네요.”
“하늘이 거둬줬으니 망정이지 장가도 못 갈 뻔했어.”
소은해는 가짜 울음이라도 터뜨릴 생각이었다. 근데 그때 소은정이 다행히도 소은해를 놓아줬다.
“됐어요, 사고나 안치면 다행이지. 셋째 오빠가 절 보호하겠어요?”
모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분위기는 또다시 편안해졌고 그저 소은해만이 원망스러운 눈길로 소은정을 바라볼 뿐이었다. 변명하고 싶었으나 혹여나 그들의 꾐에 넘어가기라도 할 가봐 소은해는 말을 아꼈다. 그때 소은호가 말했다.
“그럼 연준 씨랑 갔다 와. 윤이한 씨도 같이 가면 더 좋고. 내가 알기로는 전동하 쪽이… 그쪽에서 많은 사업을 확장했다고 들었어. 혹시 인맥을 동원해야 할 일이 생길수도 있잖아.”
그는 소은정 앞에서 전동하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두 침묵을 지키며 소은정을 바라봤다.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한씨랑 연락해 볼게요.”
모두들 소은정의 표정에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 돌렸다. 소은호는 동생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사실 소은정을 보낸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는 소은정이 바빠서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으면 했고 또 숨 돌릴 시간도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이 기회를 소은정에게 넘긴 것이었다. 과거는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살았으면 했다. 앞으로 출국까지는 보름가량 남아있었다. 소은정은 그동안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일들을 책임자에게 인수인계하고 국외 연구항목과 관련된 자료들을 준비해야 했다. 소은호는 주동적으로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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