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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0화 시발점

한유라는 그들의 소리를 들으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서 죽을 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주방장이 안으로 들어오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 “맛있는 냄새가 나서 와봤더니 유라 씨가 있었네요. 형님이 이 사실을 알면 아마 사발도 씹어 드실 겁니다!” 한유라는 최대한 죄책감 어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날 구하다가 다쳤잖아. 이런 거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지 않겠어?” 주방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었어요. 형님이 한유라 씨를 데려온 과정이 좀 과격하기는 해도 결국엔 미련을 놓지 못해서잖아요. 그러니까 형님한테 잘해줘요. 목숨 걸고 자신을 지켜준 남자잖아요!” 한유라는 슬픔을 머금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다 지나간 일인걸. 이거로 우리 서로 빚진 거 없는 거야. 이제 과거로 돌아가지도 못하잖아. 사람들이 심해그룹 사모님이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하면 다들 비웃을 거야. 아마 그 집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겠지.” 주방장은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한유라 씨는 똑똑한 사람이니까 이해할 거예요. 우리가 하는 일이 떳떳하지 못한 일인 건 알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아무도 한유라 씨를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한유라 씨가 원하는 건 형님이 다 해주실 거고 형님 신변에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내조자가 필요하죠. 서로 원하는 걸 얻었으니 된 거죠, 뭐. 우리가 하는 일이 범죄 행위이긴 하지만 그건 국내 한정이고 해외에서는 아무도 이런 일을 신경 쓰지 않아요.” 말을 마친 주방장은 그녀에게 가서 쉬라고 하고 자기가 가스레인지 앞에 마주섰다. 그는 형님과 이 여자가 더 가까워지기를 바랐다. 그녀가 독을 타거나 그런 걸 걱정한 건 아니었다. 어차피 그녀의 일거일동은 전부 민하준의 통제 범위 안에 있으니 독을 타려고 해도 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유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준이가 너무 위험한 일을 하고 있어서 걱정돼. 노경우도 허무하게 갔잖아.” 주방장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그는 애써 정신을 가다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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