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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2화 가짜 사랑

민하준은 그녀의 표정은 보지 못한 듯, 집요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유라야, 나 오늘 기분이 정말 좋아.” 그가 더 이상 다가오지 않자 한유라는 천천히 경계를 풀었다. “기분 좋아? 범죄를 저질러 놓고 기분이 좋아?” 민하준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거든. 예전에는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했어.” 한유라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를 노려보며 대꾸했다. “그 핑계로 범죄의 길을 선택해 놓고 이제 되돌릴 수도 없을 텐데 그렇게 좋아?” 민하준은 그녀의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난 지금이 너무 행복해. 자기 사업이 있고 너도 돌아왔고. 한유라, 원하는 건 내가 다 줄 수 있어. 이 세상에 나보다 널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갑작스러운 사랑고백에 한유라는 침묵했다. 그녀는 착잡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랑? 사랑하는 사람을 거래 매물로 이용한다고? 민하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과거의 그는 그녀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여도 극도의 이기주의자였다. 그가 사랑한 건 그 자신뿐이었다. 한유라는 그가 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많이 고독해 보였다. 그는 다른 부하들처럼 욕구를 잠재우기 위해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그는 점점 심연으로 빠져들어가면서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했다. 정말 아이러니한 사람이었다. 과거의 그는 지금과 다른 사람이었다. 과거에는 광명을 좇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나 그의 주변 사람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실패의 충격 때문에 모든 걸 놓아버린 걸까? 어쨌든 민하준은 되돌릴 길이 없어 보였다. 한유라는 잠든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결국 그날 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했던 그 모습만 떠올랐다. 그는 그대로 그녀의 인생을 갈가리 찢어 버렸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인간. 그런 인간에게 연민을 느낀다면 심강열에게 미안했다. 숨통이 조여왔지만 그녀는 곽현을 생각하고 얕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창밖을 통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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