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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0화 타협

민하준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귀 옆에 삐쭉 튀어나온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곧 도착하니까 너무 겁내지 마. 여기만 벗어나면 우린 자유로워질 수 있어.” 민하준이 두 손을 펼쳐 보이며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유라는 고개만 푹 수그리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도 더 이상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 곽현이 와인 한 병을 따더니 잔까지 챙겨서 다가왔다. 흥분한 민하준의 눈이 살짝 붉어졌다. 한유라에게 잔을 건넸지만 한유라는 받지 않았다. 민하준이 그녀의 옆에 잔을 놓아주었다. 남은 세 사람이 잔을 부딪혔다. 와인잔이 부딪히는 청명한 소리가 헬기 소리에 묻혀 사라지고 있었다. 민하준이 도착한 곳은 동남아였다. 한유라는 이곳이 싫었다. 공기조차 탁한 이곳은 마약 하는 사람들의 천국이었다. 어쩐지 민하준의 모습이 들떠 보였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이곳을 동경해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외국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가 한유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는 그녀가 외국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걸 알고 그녀를 심하게 구속하지 않았다. 그녀를 위한 거처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자신이 진작 준비해 두었던 본거지로 데리고 갔다. 그곳은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있는 곳이었다. 중무기가 아니라 평범한 총알로는 절대 유리 하나 깨트리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거기다 주위를 지키는 사람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아마 이곳이 민하준의 핵심 구역인 것 같았다. 그들과 함께 온 여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문밖만 주시하고 있었다. 다음날 점심이 되어서야 노경우가 나타났다. 그는 아주 살짝 긁힌 상처가 전부였다. 그를 본 여자가 주저하지 않고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그 모습에 곁에 서있던 형제들이 그들을 놀려주며 비웃었다. 이층 발코니에 서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한유라의 눈빛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속으로 살짝 탄식했다. 순간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낮은 소리였지만 그녀는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 그녀처럼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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