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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2화 괜한 생각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음에도 아직 박수혁 그 남자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인 전동하였다. 한편, 소은정은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흠칫하다 피식 웃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말 그대로 가설일 뿐이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다시 고개를 돌린 소은정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난 절대 손재은처럼 살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에게 버림받느니 내가 먼저 버릴 거라고. 하긴, 동하 씨는 지금 워낙 날 사랑하니까... 적어도 20년 안엔 마음이 바뀔 것 같지 않긴 하지만. 그리고 그 뒤는... 그때 가서 생각하지 뭐.’ 알아서 긍정적인 결론에 이른 소은정과 달리 그녀의 애매한 대답에 전동하는 여전히 착잡할 따름이었다. 다른 생각을 하다 보니 우회전을 해야 할 골목을 그대로 지나치고... 흠칫하던 소은정이 전동하의 손을 살짝 흔들었다. “뭐예요. 길 잘못 들었잖아요.” “아, 내가 깜박했는데... 오늘 친구가 운영하는 온천 스파 예약해 뒀어요. 요즘 은정 씨 여러모로 힘들었잖아요. 따뜻한 온천물에 몸이라도 푹 담궈요.” “그럼 새봄이는...” 집에서 엄마, 아빠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딸 생각에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차피 곧 잠들 시간인데요 뭘...” ‘미안, 딸. 오늘은 아빠가 엄마 좀 빌려갈게...’ 그렇게 한참을 더 달린 전동하의 차는 온천 리조트 앞에 멈춰 선다. 서늘한 바람에 몸을 부르르 떠는 소은정을 위해 전동하가 항상 차에 두는 숄을 덮어주었다. 이때 전동하의 친구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 “형수님, 저희 가게 방문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저야말로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다고 자부하는데 여기 이런 온천 스파가 있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요.”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아직 대외적으로 개방되지 않은 가게예요. 뭐, 어떻게든 알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많지만.” 전동하의 설명에 소은정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고 그는 다급하게 한 마디 덧붙였다. “아, 참고로 나도 처음 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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