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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6화 바다낚시

사무실에 침묵이 감돌았다. “그래, 알았어. 모든 게 전동하가 주범이었다고 치자.” 윤재수는 이를 갈며 말했다. “그 개 자식이 군수물자 기지를 옮겼어. 놈의 핵심 기지가 어디로 옮겼는지 찾아야 해. 그래야 무기를 찾을 수 있어. 아예 소은정 가족들을 잡아서 고문을 하고 죽일까? 그렇게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거야!” 박수혁은 냉랭한 시선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자폭하겠다는 건가요?” 음산하고 거침없는 말투였다. 윤재수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지금 그 자식 걱정하는 거야? 자네 동생이랑 어머니가 누구 손에 있는지 잊었어?” 박수혁은 표정을 잠시 풀고 한결 온화한 태도로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전동하가 미리 대비를 해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예요. 지금 움직이면 놈의 함정에 제 발로 들어가는 거라고요. 지금 당당히 돌아다닐 수 있는 입장도 아니잖아요.” 윤재수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여차하면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그렇게 죽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세요.” 박수혁은 다시 시선을 서류로 돌렸다. 윤재수는 억울했지만 지금 상황에 믿고 몸을 맡길 수 있는 상대는 박수혁밖에 없었다.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다. “매제, 안진이가 사고를 당한 것 같아. 내가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군수물자가 더 중요하잖아. 그러니 자네가 사고 경위 좀 알아봐 줘. 난 전동하를 계속 주시하고 있을게. 무기는 무조건 확보해야 해!”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조사할 만큼 내가 한가하지 않아서요.” “안진이 내 동생이야. 그 애는 자네 아이를 낳았다고! 어떻게 아무 상관이 없어!” 박수혁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윤재수는 화를 참으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난 자네 여동생 애인이잖아!” 박수혁의 눈동자에 잠깐 살기가 스쳤다. 대화는 그렇게 기분 나쁘게 마무리되었다. 윤재수는 전동하가 비밀이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랫사람들을 시켜 기지를 옮기고 자기 자신조차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분통한 윤재수가 전동하를 면밀히 주시했지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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