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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1화 우리의 계획

그 말에 거실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참다못한 소은정이 까칠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사모님, 국제 시사를 관심 있게 보셨다면 남아공이라는 국가는 총기소지가 합법이라는 것도 아실 텐데요. 헬기를 여기서 띄우면 중도에 가다가 기름이 떨어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바로 바다로 추락이에요. 무사히 도착한다고 해도 총기를 소지한 테러범들이 따라붙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자신 있으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저희는 그런 것까지 도울 능력이 안 돼요. 여기까지 도운 것만으로도 제 남편은 최선을 다한 거예요.” 소은정의 말을 들은 차민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총기 소지한 놈들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면 안 돼요?” 전동하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찻잔을 어루만졌다. 소찬식도 한숨을 내쉬었다. “신고를 누구한테 하겠어요? 연합국에 신고하면 우리가 상준이를 도와 밀항하려 했던 사실도 들통날 텐데요?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그쪽 자유지만 괜한 사람 헛수고하게 하지 말고 입장을 명확히 하세요.” 말을 마친 소찬식은 찻잔을 탁자에 힘껏 내려놓았다. 이정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차민영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집사람이 뭘 몰라서 그래요. 저는 전 대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들이 무사히 살아서 돌아올 수만 있다면 절대 불만 없어요!” 전동하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돌아오는 과정에서 연락이 끊기면 저도 어쩔 방법은 없지만 사람이 국내에 도착하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화가 끝났다는 얘기였다. 이정재도 더는 버티고 있을 수 없어서 어색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찬식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같은 한국인이 외국에서 고생한다고 좋은 마음에 도와주려 한 건데 아까 그 여자 하는 말 못 들었어? 지금 내 사위한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거잖아?” 도와달라고 와서 사정할 때는 언제고 차민영은 말끝마다 전동하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었다. 소찬식은 그들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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