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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원망한 적 없어

복도에서 심강열이 보여주었던 행동은 한유라에겐 실망 그 자체였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민하준도, 심강열도. 마음 가는대로 뜨겁게 사랑했고 그랬기에 지금 이 순간마저도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심강열도 나름 억울해 하고 있을지도 몰라. 정말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닌데 말이지.’ 한유라가 피식 웃었다. 심강열과 즐겼던 달콤한 신혼생활은 분명 아름다운 추억이었지만 영원히 그 달콤함에만 잠겨있을 수 없다는 걸 이번 기회에 한유라는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무능한 자신은 이런 불만을 토로할 자격 조차 없다는 것도 말이다. ‘직원들이 내게 굽신대는 것도 어디까지나 내가 심강열 와이프기 때문이니까. 누굴 탓하겠어.’ “후우...” 마음을 다잡으며 심호흡을 내쉰 한유라는 C시 프로젝트 재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편, 심강열은 한유라를 C시로 보내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한유라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기 위해 오전 내내 여러 임원들을 만났으니까. 점심시간. 한유라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대충 점심을 때우려던 그때. 비서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대표님께서 식사 준비하셨답니다. 대표 사무실로 모시겠습니다.” 잠깐 멈칫하던 한유라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심강열이 먼저 손을 내민 이상, 언제까지고 애처럼 삐쳐있을 수만은 없는 법. ‘심강열, 이제 달콤한 신혼은 끝이야. 이제부터 현실 결혼생활 시작이라고. 역시 사랑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니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구만.’ 한유라가 어깨를 으쓱했다. 잠시 후, 한유라가 대표 사무실에 들어서고 소파에 앉아 배달 온 음식을 세팅하던 심강열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손은 씻었어?” ‘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을 치던 한유라는 바로 대표 사무실 화장실로 향했다. “누구처럼 사무실에 화장실이 없어서 깜박했네.” 한유라의 목소리에 심강열 역시 피식 웃었다. “여기가 마음에 드나봐? 그럼 나랑 사무실 바꿔. 난 상관 없으니까.” 한유라의 비아냥거림에 심강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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