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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아직도 내 탓이야?

“그 여자가 먼저 연락하기 전엔 가만히 있어. 강열 씨 일이니까 알아서 해결하게 냅두라고.” 소은정의 말에 한유라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 굳이 내 손 더럽힐 필요 없잖아?” 그렇게 한동안 대화를 나눈 소은정은 한유라의 말투가 훨씬 가벼워진 뒤에야 안심하고 통화를 마쳤다. 그러자 다가온 전동하가 그녀를 꼭 안았다. “은정 씨도 은근히 오지랖 넓은 스타일인 거 알아요? 회사 일도 바쁘면서.” 이에 소은정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쩌겠어요.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정도로 걱정하진 않았을걸요? 그런데 유라는... 달라요. 한번 사랑에 빠지면 뭐랄까? 이성적인 사고가 거의 불가능한 사람이라서 막 나가지 않게 곁에서 잘 지켜봐줘야 한다고요.” 전동하의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살짝 스쳤다. “심강열 대표도 참... 어쩌다 그런 여자랑 사귄 걸까요?” 고개를 돌린 소은정이 전동하의 옷깃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 “우리 동하 씨는 나 만나기 전에 모솔이었으니까 이런 일로 속 끓일 일은 없겠다. 맞죠?” 그러자 전동하의 눈이 미소로 예쁘게 휘어지더니 그녀의 허리를 안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럼요. 어,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겠는데요? 상 줘요.” 유혹하 듯 속삭이는 목소리가 소은정의 마음을 간질거리고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시작했다.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전동하의 손이 못된 장난을 시작하려 할 때,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에 그를 확 밀어낸 소은정이 부랴부랴 아기를 향해 달려가고 혼자 남겨진 전동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휴, 우리 딸. 타이밍 한번 죽여주네.’ 한편 통화를 마친 한유라는 여유롭게 회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여니 상석에 앉은 심강열과 어딘가 긴장한 듯한 임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등장에 방금 전까지 차갑던 심강열의 눈동자가 순간 부드러워졌다. 한유라가 손을 젓는 심강열의 옆자리에 앉고 살짝 풀어진 분위기에 임원진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실장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C시 프로젝트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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