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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감시하러 왔어요

남자는 피식 웃고는 아쉬움이 그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뒤돌아섰다. 그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조금 전의 뜨거웠던 화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유라는 얼굴을 확 붉히며 이불에 머리를 파묻었다. 열기가 식자 복잡했던 마음도 조금 편안해졌다. 전 여자친구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쉬다가 점심 때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온몸에 남은 그의 흔적을 바라보며 욕을 해준 뒤, 화장실로 가서 씻었다. 개운한 몸으로 밖으로 나온 그녀는 아까 입었던 원피스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이미 찢기고 찢겨서 다시 입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심강열이 고의로 옷을 찢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증거가 없었다. 옷방으로 가서 섹시한 옷을 찾았지만 몸의 흔적을 가릴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평소에 입던 오피스룩을 골랐다. 깔끔하고 단정하지만 생기를 잃지 않는 모습, 이 상태로도 심강열의 전 여자친구보다는 백배 나아 보였다. ‘심강열 예전에는 여자 보는 눈이 없었네. 얼굴도 몸매도 그냥 수수하고 개성이 없던데.’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침대머리에 놓인 피임도구를 보자 조금 전에 조치도 없이 일을 치른 것이 생각났다. ‘한 번인데… 괜찮겠지?’ 아직은 아이 문제를 고민하고 싶지 않았다. 전 여자친구가 나타난 상황에는 더욱 그랬다. 한유라는 배란기 날짜를 계산하다가 별문제 없을 거라 판단하고 안심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가정부가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사모님, 이리 와서 식사하세요. 대표님이 나가시기 전에 사모님은 오늘 푹 쉴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한유라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미소를 지었다. “아니예요. 회사 나갈 거예요.” 홀로 운전해서 회사로 가던 중, 그녀는 커피숍에 들러 커피를 두 잔 주문했다. ‘아까 괜찮았으니까 이건 선물.’ 그녀의 입가에 어느새 미소가 지어졌다. 소은정에게서 나가 놀자고 연락이 왔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안내데스크 여직원이 반갑게 그녀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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