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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그녀가 돌아왔다

소은호는 담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난 전혀 놀랍지 않던데? 전씨 가문 같은 지옥에서 역전승을 이뤄낸 사람이야. 처음부터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만약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나약하고 무능한 인간이었으면 아무리 은정이를 잘 챙긴다고 해도 나랑 아버지가 결혼까지 동의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 말을 들은 소은해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 그는 약간 짜증난 말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나 빼고 다 알고 있었다는 거네? 그 자식 여태 연기했던 거였어?” 소은해는 담담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연기했다고 볼 수는 없지. 그냥 사람을 편하게 대해줘야 막내가 좋아하니까.” 소은해는 약간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있었던 일로 전동하에 대한 인상이 확 바뀌어 버렸다. ‘나만 이게 충격 받았다니!’ 그 뒤로 그는 입을 꾹 다물고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애썼다. 이걸 어떤 느낌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사실 전동하가 좀 달라 보이긴 했다. 어쩌면 이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소은정이 사람들의 괴롭힘을 당할 일은 없어졌으니. 병원에 도착한 전동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은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깨었다가 다시 잠드는 상태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그날 밤, 아무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김하늘은 새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갔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갓난아기는 한참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소은정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벌써 이틀이 지난 뒤의 오후였다. 자극적인 소독약 냄새에 그녀는 눈을 떴다.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보인 것이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색 커튼이었다. 밝은 햇살이 대지를 비추고 서늘한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전동하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잠을 자는 동안 긴 꿈을 꾸었다. 단편적인 기억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유럽 거리를 걷다가 총격사건에 휘말린 일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중간에 길을 여러 번 잘못 들었지만 그래도 결과는 아름다웠고 만족스러웠다. 처음에 마이크를 구해서 맺어진 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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