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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8화 아픈 기억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소은정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저 그녀 곁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수많은 그림자가 눈앞을 스치고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감정은 기억보다 더 빨랐다. 그녀는 왜 갑자기 마음이 괴로운지 알지 못했다. 괴로움도 잠시, 마음은 금세 진정이 됐다. 술병이 깨지는 순간, 주위의 소리가 선명해졌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마가 깨질듯한 고통도 점점 심해져만 갔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났다. 그녀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그녀는 지극히 따뜻한 품에 안겼다. “은정 씨......” 익숙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많이 당황한 듯했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편안해졌다. 조금 전의 슬픔과 숨 막히는 감정은 착각인 듯싶었다. 그녀는 해냈고 새 출발 했다. 박수혁을 잊고 지낸 나날들에 그녀는 얼마나 쾌활했는가! 그가 정말로 나타난 적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다행히도 그녀는 모두 잊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도 했다. 전동하가 준 모든 것들은 공기처럼 그녀의 삶에 스며들었고 그녀를 다시 살게 했다. 정말 행운이 따로 없다! 눈앞의 빛은 점점 흐려졌다. 그녀는 누군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지만, 눈을 뜰 힘조차 없었다. 눈앞에 어둠이 찾아왔다. 화려하고 빛나는 연회장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누구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 온화하고 다정하던 전동하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위험이 닥치는 순간, 김하늘은 재빨리 새봄이를 안아올렸다. 위기의 순간에 전동하는 소은정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범인 이율을 잡았다. 이율도 겁만 살짝 주려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까지 그녀의 머리에 명중할 줄은 정말로 몰랐다. 그녀는 분노로 이성을 잃어 소은정의 신분을 까먹었다. 그 자리에 있는 권세 있는 사람 중에 누군들 소은정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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