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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9화 미팅

소은정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오시죠.” 소은정과 우연준은 그 여직원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우연준은 살짝 기분이 상했다. 신분이나 지위나 소은정이 압도적인데 엄지환이 로비까지 마중을 안 나왔다는 게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허세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하지만 소은정은 별다른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조용히 그녀를 뒤따랐다. 앞장선 여직원은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수시로 그들을 뒤돌아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소은정은 여직원을 향해 우호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직원은 움찔하더니 급히 고개를 돌리고 앞장서서 걸었다. 소은정은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다. ‘내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겁을 먹었지?’ 모퉁이를 돌자 대표 사무실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여직원은 가볍게 노크한 뒤 소은정에게 말했다. “대표님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시죠.”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잠시 내부 환경을 둘러보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사무 구역은 IT 기술자들이 근무하는 곳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깨끗했다. 하지만 모두가 머리를 숙이고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프로페셔널하네!’ 이런 생각이 들자 이 회사에 대한 호감이 조금 더 상승했다. 회사 직원들이 이런 업무 태도로 일한다면 돈을 조금 더 얹어 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가자 엄지환이 그녀를 반겨주었다. “소 대표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소은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도도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받았다. “반가워요.” 엄지환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키도 크고 하얀 피부에 앳된 느낌은 있지만 금방 학교를 졸업한 새내기보다는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하지만 만만한 상대였다면 몇 달 사이에 정일테크를 이 정도로 성장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무실은 아담하지만 정돈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화려한 장식품은 없었고 그레이톤을 위주로 꼭 필요한 물건들만 들여놓았다. 소파에 앉자 아까 봤던 여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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