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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2화 돈 맣아

전동하는 왠지 마음이 착잡해졌다. 워낙 사치를 부리지 않는 성격이라 기업 대표 치곤 조금 검소하게 지낸 건 사실이지만 설마 와이프에, 그 친구까지 파산 위기로 생각하고 있을 줄이야. 전동하가 차가운 눈으로 옆에 서 있는 윤이한을 바라보았다. “부탁할 게 있는데...” 그날 저녁. 샤워를 마친 소은정은 새로 바꾼 임산부 전용 화장품을 바르며 케어 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임산부라도 피부 망가지고 몸매 망가지는 건 싫어. 동하 씨는 아까부터 서재에서 안 나오고 있네... 많이 바쁜가...’ 이런 생각을 하며 스르륵 잠이 든 그때, 인기척이 들려왔다. 1분 뒤, 전동하가 두터운 파일 꾸러미를 침대 앞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에 소은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뭐야? 이 야밤에 갑자기 일 얘기라도 하려는 건가?’ 그녀의 표정을 눈치챈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 “내가 선물 하나 줄까요?” 선물이라는 단어에 정신이 번쩍 든 소은정이 손을 내밀었다. ‘내가 선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하지만 전동하가 말한 선물은 방금 전 가지고 들어온 파일 꾸러미였다. “이게 뭐예요?” 소은정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열어봐요.” 전동하가 곱게 잠근 셔츠 단추를 풀어헤치며 어깨를 으쓱했다. 평소 점잖은 모습과 달리 어딘가 건방져 보이기도 했다. 두꺼운 파일 첫 페이지를 넘긴 소은정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 “이건...” “윤 비서님한테 부탁해서 정리한 내 전 재산 리스트예요. 부동산, 주식, 현금 등 전부 여기 들어있어요. 이젠 우리도 부부니까 재산 상황은 서로 오픈해야 할 것 같아서요.” 소은정의 손이 살짝 떨리며 파일을 놓치자 전동하가 여유롭게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곤 놀란 기색이 역력한 그녀의 얼굴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한편, 소은정은 왠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콩닥댔다. ‘아니, 하필 오늘 유라랑 동하 씨 재산에 관한 얘기를 했었는데 바로 이걸 준다고? 꼭 직접 들은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내용을 확인한 소은정의 눈은 점점 더 커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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