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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0화 욕 먹어도 싸

소은정은 그 말을 듣고 사실 소찬식이 전동하에게 큰 불만을 가진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계획에도 없던 임신소식이 그리 반갑지 않았을 뿐이다. 결국 그는 딸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소은정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아버지의 팔짱을 꼈다. “아빠, 그 사람 그런 사람 아니에요. 이건 그냥 사고였어요. 병원에서 나올 때까지 내가 아이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속으로 힘들면서도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내 의사를 존중해요. 어차피 결혼할 거, 지금 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소찬식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게 사실이야?” 소은정은 확신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소찬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도 난 네가 더 아까워! 전동하 그 자식 운이 좋았어!” “아빠, 전동하 씨는 가족이 없잖아요. 어차피 우리 결혼은 아빠에게 달렸어요. 저는 아빠 말이면 무조건 따르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기 죽이지는 마세요. 불쌍한 사람이에요.” 소찬식은 어깨를 움찔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은정의 말대로 전동하는 뛰어난 인재이고 한 그룹의 수장이지만 그의 가문 사람들은 그를 가족으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소은정 때문에 그는 가족에게서까지 등을 돌렸으니 기댈 곳도 없었다. 소은정의 가족들까지 합세해서 그를 괴롭힌다면 그는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소은정을 위해 국내에 남기로 했고 미국에 있는 자신의 모든 인맥을 포기했다. 그만큼 소은정을 사랑한다는 의미였다. 소찬식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내가 반대해서 뭐하겠어. 하지만 결혼식은 최대한 빨리 준비해야겠군. 집사한테 따로 연락해야겠어.” 소은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아빠.” 소찬식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딸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딸이 조금 더 자유롭고 편하게 살았으면 했지만 사랑하는 딸이 선택한 길이니 축복해 줄 수밖에 없었다. 가다가 실패하면 가족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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