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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8화 꿈 깨

전동하는 여기 발을 들일 때부터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어렵게 말을 꺼내기는 했지만 다 꺼내고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백만 불짜리 계약건을 따내기 위해 고객사에 접근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긴장감이었다. 사실 그는 평소에 행실을 바르게 했다고 생각했고 소찬식이 자신을 좋게 본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 순간이 닥치자 그런 걸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성급했나? 그는 소은정의 배속에서 자라고 있는 사랑스러운 아기가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순조롭게 세상에 태어날 수는 있는 거겠지? 미소가 사라진 소찬식은 섬뜩한 눈빛으로 전동하를 노려보고 있었다. 전동하는 어깨에 큰 바위를 얹고 있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항상 까불거리던 소은해도 오늘따라 참견하지 않았다. 소은정은 이마에 식은땀까지 흘리는 전동하와 굳은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는 아버지를 번갈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일단 목청을 가다듬고 소찬식에게 말했다. “아빠, 이거 기쁜 소식이잖아요.” 소찬식은 그런 딸을 바라보고 굳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기쁜 소식?” 그러고는 다시 전동하에게 고개를 돌리고 차갑게 말했다. “장소, 시간대, 준비성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기쁜 소식이라고?” 그 말에 병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전동하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소은정이 말했다. “아빠,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소찬식은 그런 딸을 힐끗 보고는 더 냉랭하게 말했다. “그럼 뭐가 중요한데? 이보다 중요한 게 어딨어?” 소은정은 원래 이런 것에 둔감하고 전동하는 실수였겠지만 소은정을 사랑하는 사람들한테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소찬식은 딸이 기억하는 모든 순간이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이기를 바랐다. 이런 방식은 너무 경솔했다. 소은정이 뭐라고 하려 했지만 전동하는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겸손하게 말했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소홀했네요. 제가 더 완벽하게 준비했어야 했는데 제 실수예요. 은정 씨가 이 날을 나중에 추억해도 행복할 수 있게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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