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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4화 임신 테스트

소은정은 입술을 깨물고 그를 바라보며 정색해서 말했다. “이거 불량품인가 봐요. 약국에서 이거 살 때 주인 할머니가 그랬거든요. 몇 번 해봐야 정확도가 높다고요. 내가 테스트했을 때는 분명 한 줄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두 줄이 됐다는 건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전동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속에서 끓어오르려던 희열을 간신히 억제하고 약간 못 믿겠다는 말투로 물었다. “그런 경우도 있어요?” 소은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동하가 시선을 떨구며 물었다. “그럼 지금이라도 나가서 몇 개 더 사 올까요?”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이미 많이 사 왔거든요. 내일 아침에 다시 테스트하면 돼요.” 그 말을 들은 전동하는 그제야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말을 마친 그는 불량품으로 의심되는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손을 씻고 다시 돌아왔다. 전등을 끄자 침실에 어둠이 가라앉았다. 그녀의 옆에 가서 누운 그는 쉽게 잠이 들 수 없었다. “은정 씨.” 거의 잠들려다가 깬 그녀는 약간 짜증이 치밀었다. ‘이 사람 오늘따라 왜 이러지?’ 전동하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은 뒤, 이마에 입술을 맞추고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소은정의 몸이 달아오르려고 할 때, 그가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다. 소은정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다가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계속할까요?” 전동하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그냥 자는 게 좋겠네요.” 그냥 끌어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정말 그녀가 임신이라도 했다면 임신초기에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침대를 데굴데굴 굴러 그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더니 그대로 이불을 뒤집어썼다. 전동하는 다가가서 그녀를 다시 품에 안고는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그렇게 힘들면 다른 방법으로 도와줄까요?” 소은정은 그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는 새침하게 말했다. “치워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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