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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1화 결혼하기 싫어?

그들은 지금 서로 좋아서 만나고 있지만 언젠가 마음이 바뀌면 헤어질 수도 있는 관계였다. 결혼을 한다면 서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약간 어두워진 소은정의 표정을 보며 김하늘과 한유라는 그런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한유라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그 사람이랑 결혼하기 싫어? 그럼 이용만 하고 버릴 생각이야?” 김하늘은 그런 한유라에게 눈을 부릅떴다. “넌 좀 닥치고 있어.” 한유라는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며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인 소은정이 말했다.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마음이 복잡해.” 김하늘은 입술을 깨물며 수저를 내려놓았다. “됐어. 오늘은 쇼핑하지 말자.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주저할 수 있어. 일단 검사부터 해보자.” 한유라도 찬성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병원에 같이 가줄까?” 김하늘은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안 돼. 은정이 신분을 생각해. 병원에 가자마자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날걸?” 한유라는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김하늘이 물었다. “약국에서 테스트기 사면 되지 않아?”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두 친구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며 헛기침을 했다. “저기… 내가 집가면서 사면 돼. 너희는 그냥 너희 하려던 거 해.” 말을 마친 그녀는 핸드백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김하늘과 한유라는 도망치듯 빠져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한유라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쟤 지금 우리한테도 결과 알려주기 싫어서 도망간 거 맞지?” 김하늘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많이 혼란스러울 거야. 우리가 이해해야지. 결혼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특히 은정이라면 결혼이 두려울 수도 있어.” “그건 그래. 이게 다 박수혁 그 자식 때문이야.” 한유라는 이 모든 불안감의 원인을 박수혁에게 돌렸다. 소은정은 운전기사를 부르는 대신 홀로 골목 모퉁이를 돌아 구석진 곳에 있는 약국을 찾았다. 약국에 들어선 그녀는 긴장한 표정으로 머뭇거렸다. 처음 사보는 것이기도 하기에 입을 열기조차 민망했다.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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