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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당했어

“나만 믿어라”, “괜찮을 거다” 이런 말은 어차피 그냥 하는 말이라는 생각에 소은정은 그저 싱긋 웃어보였다. 뭐, 그녀에겐 전동하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 해도 든든했기에 가능한 미소였다. 이때 전동하의 휴대폰이 울리고 미간을 찌푸리던 그가 말했다. “나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이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보세요?” ... 또 10분 정도가 흐르고 저편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리를 피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남자는 어느새 다가와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어, 은정 씨. 저 기억하세요?” 이에 소은정이 영혼 없이 피식 웃었다. “아, 채태현 씨? 여긴 무슨 일로?” 채태현, 박수혁과 조금 닮은 외모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리얼 예능에서 배우 양예영과의 불미스러운 스캔들로 반짝 떴다 반짝 사라진 흔한 연예인 중 하나였다. 한편, 소은정은 가뜩이나 마음이 불편한데 박수혁과 닮은 얼굴이 눈앞에서 얼쩡거리니 기분이 더 나빠졌다. ‘그냥 눈치껏 좀 가라...’ 하지만 채태현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논란이 생긴 뒤로 조연 자리도 얻기 힘들어진 그는 가수로 전향해 보려 앨범까지 내보았지만 그 결과도 참담한 상태. 정말 이대로 내처질까 두려워 보이는 동아줄은 다 잡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느라고요. 이번에 제가 찍은 영화가 해외에서 좀 반응이 좀 좋더라고요.” “아, 네.” 소은정은 그에게 눈빛 조차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소은정 씨, 지금 저 밖에 사람들 쫙 깔린 거 알아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 채태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저희 매니저가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저어야 한다면서 가짜 팬들을 잔뜩 풀어놨거든요. 지금 여기서 바로 나가면 저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스캔들 날지도 몰라요.” “그래서요?” ‘재수가 없으려니까 별 게 다 꼬이네. 동하 씨는 여디 간 거야...’ 괜히 기자들 눈에 띄였다가 또 희한한 타이틀로 기사를 써제낄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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