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2화 무엇이든
“그래.”
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동남아에서 그 일을 겪고 난 뒤로 공적으로는 태한그룹과의 협력을 중단했고 사적으로도 모든 만남을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야. 내키진 않지만... 지금은 자존심 부릴 때가 아니잖아? 필요하다면 내가 먼저 박수혁한테 연락해 볼게.”
“그래. 자존심 따위보단 아빠를 살리는 게 훨신 더 중요하니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그리고 전 대표도...”
소은호가 말끝을 흐렸다.
SC그룹이 태한그룹과의 공적인 프로젝트까지 전부 중단하는 초강수를 두었던 이유는 단 하나, 이렇게 해서라도 소은정의 마음이 풀리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박수혁과의 연을 완전히 끊어냄으로서 전동하와의 새로운 사랑을 더 마음 편히 키워나가길 바랐었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할 상황, 아무리 사람 목숨이 우선이라지만 역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소은정이 행여나 서운함을 느낄까 소은호는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의 말에 소은정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서운해. 나더러 지금 당장 박수혁한테 무릎 꿇고 애원하라고 해도 난 충분히 할 수 있어. 박 교수가 우리 아빠 수술만 제대로 해줄 수 있으면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그리고 동하 씨 이런 일로 서운해 할 사람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소은정의 눈동자가 신뢰로 반짝였다.
소은정의 태도에 소은호도 한시름 놓은 듯 참았던 한숨을 뱉어냈다.
“박수혁이랑 접선은 내가 할 거야. 네가 마주칠 일 없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고마워, 오빠.”
다음 날, 소찬식의 상황을 접한 박수혁의 마음은 착잡할 따름이었다.
다른 사람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 건 너무나 비겁한 행동이었지만 이것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나쁜 욕심이 샘솟았다.
이번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소은정과는 영영 멀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박수혁은 이를 악물었다.
‘한번만... 한번만 욕심내는 거야. 비겁하다고 욕해도 상관없어. 은정이가 날 더 싫어하게 돼도 괜찮아. 이렇게라도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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