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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입금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박수혁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소은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없으니 최소한의 예의도 차리지 않는 모습에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여전히 가슴이 아려왔다. 성강희, 소은찬, 소은해, 유준열 심지어 이한석까지. 모두 다 친절하게 대하는 그녀가 그에게만 보여주는 증오 어린 시선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한편, 소은정은 박수혁이 알아서 비키길 기다렸지만 30초가 흐르고 1분이 흘러도 꿈적도 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거절하려던 그때 박수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가는 곳이면 그게 어디든 안 갈 거라고? 정말?” “당...” 미처 말을 끝내기 전에 운전석에 있던 우연준이 어색하게 기침을 했다. “트윈즈 그룹 지분 3%, 양도 계약서에 내가 사인을 했던가?” 능글맞게 말끝을 흐리는 박수혁의 모습에 소은정은 바로 우연준을 쳐다보았다. “아까 말씀드리려 했는데 계약서 작성은 마쳤지만 아직 사인은 안 하신 상태입니다.” 깊은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우연준을 힐끗 노려보았다. 진작 말할 것이지. 하지만 미처 말하기 전에 불쑥 나타난 박수혁 때문에 말을 끝내지 못했던 우연준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박수혁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피어오르고 다시 창문을 톡톡 두드렸다. 1초... 2초... 박수혁이 고개를 돌린 순간. “잠깐!” 소은정은 두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우 비서, 뭐해요? 박 대표님 모시지 않고?” 소은정의 말에 우연준이 바로 차에서 내려 좌측 차 문을 열었다. “타시죠.” 목적을 달성한 박수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차에 올랐다. 은은한 향수 향이 박수혁의 코끝을 자극했다. 그녀의 분위기처럼 은은하고 차가운 분위기의 향이 박수혁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자극적인 여성 향수 냄새는 극혐하던 박수혁이었지만 왠지 향수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소은정은 방금 전 우연준이 건넨 파일을 확인했다. 역시, 지분 양도 계약서에 박수혁의 사인이 비어있었다. “왜 지분을 양도하려는 거야?” 소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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