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4화 뒷문으로 나와요
"전 대표님, 제가 아주머니한테 얘기해서 집 청소하라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집으로 가시면 됩니다. 회사 일도 다 처리했고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드렸으니까 시간 되실 때 한 번 봐주세요."
윤이한이 말을 하며 전동하를 부축했다.
하지만 전동하는 윤이한을 바라보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윤이한은 그제야 무언가 생각난 듯 한쪽으로 물러섰다.
"소 대표님, 여기로 오시죠."
윤이한은 별다른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전동하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동하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놀라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전동하는 소은정을 보며 선뜻 팔을 내어주며 그녀가 부축하기를 기다렸다.
소은정은 조금 어이없었다. 다른 사람도 있는 곳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전동하에게 다가간 그녀가 그의 팔을 툭 치더니 문을 열고 병실을 나섰다.
"전 대표님, 두 분 만나고 계신 거죠?"
윤이한이 두 사람 뒤에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동하는 다정했던 눈빛을 거두곤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윤이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기회를 틈타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났다.
머지않아, 소은정이 전동하의 팔을 부축해 병원을 벗어나자 그가 숨을 깊게 들이켰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병원에 있었던 시간이 많이 답답했던 듯했다.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이 웃었고 전동하가 고개를 숙이고 소은정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역시 집이 더 좋은것 같아요, 무얼 해도 편리하니까."
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이상한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한 번 툭 친 손을 전동하가 더욱 꼭 잡았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다른 이의 눈에는 퍽 거슬렸다.
박수혁을 확인한 두 사람이 살짝 굳었다. 박수혁을 본 전동하의 눈에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 미간을 찌푸렸던 그가 금방 표정을 풀었다.
소은정의 손을 꼭 잡은 그가 깍지를 끼더니 웃었다.
박수혁이 포기하지 않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주동적으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 그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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