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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4화 보고 싶어?

노트북 사이로 소은정이 고개를 쏙 내밀었다. “저기 하늘이네 집 앞 사거리에 있는 포차 알지? 거기가 맛있더라. 부탁할게.” ‘오빠 네가 갈 데가 어디 있겠어? 보나마나 하늘이한테 가는 거겠지. 데이트나 열심히 해, 오빠야.’ 순간, 소은해의 굳었던 표정이 활짝 피어올랐다. 식지를 들어 소은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 귀신이네. 내가 오늘 네 장바구니 다 비워준다.” 말을 마친 소은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병실을 나섰다. 세상 고민 하나 없는 한량의 콧노래 같은 소리에 소은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리 오빠... 이렇게나 똑똑한데. 그 머리를 제대로 안 굴려서 걱정이야.’ ...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뒤 소은정은 굳이 박수혁의 소식을 묻지 않았다. 뭐, 그녀가 혼자 소외되길 바라지 않았던 건지 소은호가 넌지시 한 마디씩 건네긴 했지만. 입원해 있는 동안 소은정은 기획안에 집중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전동하의 곁을 지켰다. 다행히 전동하는 이미 많이 회복된 상태였다. 왜인지 아직 의식을 되찾진 못했지만 말이다. 마이크도 요즘 학교를 마치고 매일 병원에 눈도장을 찍고 있었다. 처음엔 딱히 걱정 안 된다며 입을 삐죽 내밀던 마이크였지만 병상에 누워있는 전동하를 본 순간 결국 대성통곡하고 말았다. 아무리 어른인 척해도 아직 10살도 되지 않은 어린애에게는 꽤나 충격이었을 테니까. 그 뒤로 마이크는 매일 병원을 찾았고 소은정도 굳이 그런 아이를 말리지 않았다. 두 사람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시간만 약 9년, 마이크에게도 전동하에게도 서로의 존재는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고... 곧 의식을 회복할 것이란 한 원장의 말과 달리 전동하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회복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자 소은정은 왠지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한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은 수치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그녀를 안심시켰지만 전동하가 눈을 뜨긴 전까진 그 어떤 말로도 그녀를 위로할 수 없었다. 그렇게 보름 뒤. 소은정은 어느 정도 컨디션을 회복했고 우 비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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