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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1화 부자들의 고민

심강열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새카만 눈동자를 통해선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잠깐 울적한 표정을 짓던 한유라의 얼굴에 자연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쪽이 500억으로 전 여자친구를 떠나보냈던 것처럼... 이렇게 해서라도 내 마음이 편해졌으면 했어. 그렇게 치면 싸게 먹힌 거 아니야?” ‘죽도로 사랑해서 결혼한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가 어떤 상황인지 다 알고 결혼한 거야. 정말 신경 쓰였으면 애초에 결혼하지도 않았겠지. 차라리 다 털어놓고 가는 게 나을지도 몰라.’ “그럼. 잘했어.” 한유라의 솔직한 대답에 심강열 역시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서빙되고 테이블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보며 한유라는 방금 전 울적하던 사람이 맞나 싶게 눈을 반짝였다. 심강열도 아까 대화는 없었다는 듯 자연스레 매너있게 스테이크를 썰어주었다. ... 잠시 후 배가 부르니 잠이 솔솔 밀려오고 레스토랑을 나선 한유라는 기지개를 켰다. “타.” 이에 한유라가 차창 쪽으로 다가갔다. “회사로 들어갈 거야?” 한유라의 질문에 심강열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당연한 걸 묻지? 지금은 출근 시간이고 당연히 회사로 다시 들어가야지.’ 휴대폰으로 급한 메시지에 답장을 하고 있긴 했지만 직접 확인해야 할 서류들이 있어 지금 당장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한유라는 몸서리를 쳤다. “싫어. 난 쉴 거야. 오후에는... 마사지나 받으러 가야겠어.” 그 대답에 순간 심강열은 김현숙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아, 어머님... 그 동안 참 힘드셨겠군요.’ 운전석에서 내린 심강열이 한유라를 조수석으로 밀어넣었다. “뭐야? 집에 데려다주려고? 됐어. 내가 알아서 갈 수 있어. 많이 바쁜 것 같은데.” 하지만 그녀의 말에 말없이 안전벨트를 해주는 심강열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불안한 예감이 밀려와 미간을 찌푸렸다. “유라야, 나 너 잘 가르치겠다고 장모님이랑 약속까지 했어. 너도 내가 어머님한테 혼나는 건 싫지?” “장모님”이란 호칭에 한유라는 왠지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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