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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엑스 와이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소은정이 식탁을 둘러보았다.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에 방금전까지 울렁거리던 속이 신기하게도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전동하 덕분에 정석으로 해장을 마친 소은정은 빠르게 준비를 하고 다시 거실로 나섰다. 소파에 앉아있던 전동하가 그녀를 향해 싱긋 웃었다. “가요.” 잠시 후, SC그룹 건물 앞. 하지만 예상치 못한 얼굴에 자연스레 차에서 내리려던 소은정의 손이 살짝 멈칫했다. ‘날...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순간, 전동하 덕분에 상쾌하던 기분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역시 그 얼굴을 확인한 전동하의 얼굴에도 미소가 사라졌다. “상대하기 싫죠? 우 비서 부를까요?” “아니요. 나 갈게요.” 역시나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차에서 내린 소은정 앞을 누군가 막아섰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전동하, 소은정 두 사람을 바라보던 안진이 싱긋 웃었다. “얘기 좀 하지?” “싫은데?” ‘내가 왜 너랑? 모르는 사람이랑 무슨 얘기를 해?’ “나 수혁이랑 결혼해. 전 와이프로서 어떻게 생각해?” 일부러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는 듯 안진이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 앞을 오가는 직원들은 감히 대표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귀를 바짝 세웠다. 발걸음을 멈춘 소은정이 안진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는 건진 알 수 없었지만 의도적으로 소은정의 스타일과 메이크업을 따라하던 안진은 원래 스타일 그대로 그녀의 앞에 나타났고 그래서인지 두 사람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소은정이 흰 피부에 정교한 이목구비, 차마 다가가면 안 될 것 같은 고결한 차가움을 가지고 있다면 안진은 섹시한 구릿빛 피부에 공격적으로 자기 주장한 이목구비, 그리고 무엇보다 위험하게 느껴질 정도로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인 여자였다. 소은정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듯 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안진을 바라보던 그녀가 픽 웃었다. “축하해. 그런데... 내가 박수혁 전 와이프였다는 거 그만 언급하면 안 될까? 나한테는 흑역사나 마찬가지니까.” “흑역사”라는 단어가 거슬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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