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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농락

소은정이 차갑게 웃었다. 정말 날 바보로 아는 건가? 그깟 사과가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이 자리에서 박예리가 무릎을 꿇는다 해도 소은정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다. 소은정의 태도에 충격을 받은 박예리는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 고개를 숙였다. 소은정은 더 이상 그녀의 말에 고개를 숙이던 계집애가 아니다. 그녀는 이제 원하는 건 모두 다 얻을 수 있는 SC그룹의 대표이사, 실제로 그녀 덕분에 태한그룹도 요즘 주가 하락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소은정... 너 지금 그게 사과하러 온 사람한테 할 말이야? 적어도 예의는 지켜야지!” 박예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어차피 할아버지 말대로 사과도 했다. 소은정이 받아들이고 말고는 그녀가 더 이상 간섭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소은정은 시간을 확인한 뒤 바로 사무실 책상 위에 있는 전화기를 들었다. “경비 불러요. 손님 나가십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커다래진 박예리의 얼굴을 보며 소은정은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앞으로 SC그룹 사람들은 들여보내지 마세요.” “소은정,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네가 언제까지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 사과하러 와서 쫓겨났다는 사실이 퍼진다면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그녀가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잘난 척? 박예리 씨, 일단 사과하는 법부터 배우고 오세요. 못 배운 티 내지 말고.” 이때 노크와 함께 경비들과 우연준이 들어왔다. “박예리 씨, 가시죠.” 우연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분한 마음에 소은정을 한참 노려보던 박예리는 하이힐 뒷굽으로 바닥을 쾅 내리친 뒤 사무실을 나섰다. 하지만 기세등등하게 SC그룹을 나온 지 얼마 안 돼 박예리는 후회가 밀려왔다. 돌아가서 할아버지와 오빠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아, 조금만 참을걸. 본가로 돌아가는 동안, 박예리는 불안감에 손톱을 물어뜯었다. 집에 들어선 순간, 박대한은 그녀를 향해 찻잔을 던졌다. 다행히 제때에 피한 덕에 맞지 않았고 찻잔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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