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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강 건너 불구경

양유진 여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알겠어요, 아버님. 지금 나가 볼게요.” 아까는 양수진이 너무 귀찮게 해서 잠시 쉬러 들어온 건데 다시 나가게 생겼으니 그녀도 기분이 언짢았다. 밖으로 나온 양 여사는 회장을 둘러보며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오늘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은 전부 재계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었고 어르신과의 친분 때문에 방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성 씨 가문은 점점 힘을 잃고 있었고 저번에도 소은정의 도움이 없었으면 회사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양수진의 지금 처사는 우습기 짝이 없었다. 그들에게 다가가던 양유진은 멀찌감치 서서 팔짱을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상황을 방관하는 성강희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아버님 귀에까지 들어갔어. 좀 조용히 하지 못해?” 양유진은 다가가서 동생을 나무람했다. 반면 양수진은 언니를 보자마자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갔다. “별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소은정이 계속 시비를 걸잖아!” 양 여사는 소은정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잠시 침묵하던 양 여사가 다가가서 소은정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은정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대신 사과할 테니까 화 풀어. 오늘이 어떤 날인지 너도 알잖아. 오늘 지나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차갑게 손길을 뿌리쳤다. 나중에 언제? 오늘이 지나면 누가 이런 불쾌한 일을 다시 떠올리려 할까? 양 여사는 차가운 소은정의 태도에 가슴이 철렁했다. 소은정이 냉랭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마침 잘 오셨어요. 양 사모님께서 제 남자친구가 귀한 손님을 추행했다고 고집을 부리시잖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들었어요. 나중에 얘기하면 오해만 커질 테니 지금 당장 해결을 보고 싶어요.” 양수진은 놀란 얼굴로 소은정과 남자를 번갈아보았다. “뭐? 네 남자친구였어? 너 언제 남자친구가 생겼어? 우리 강희는 어떡하고?” 그 말에 소은정은 물론이고 전동하의 얼굴까지 차갑게 굳었다. 소은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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