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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작별의 키스

하지만 전동하가 가리키는 곳에는 그녀도 모르는 세탁기가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세탁기 여기 있잖아요. 내가 사다둔 건데?” 최대한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사실 전동하는 애써 웃음을 참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다 둔 지가 언젠데 모르고 있었던 거야? 예민한 것 같으면서도 무디단 말이지... 한편, 소은정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세탁기 주위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뭐야? 언제 가전제품이 하나 늘어난 건데. 그 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쳐다보던 전동하가 걷었던 소매를 내렸다. “공주님, 그만 보세요. 더 보면 날 어두워져요. 그리고 어두워지면... 은정 씨 못 나갈지도 몰라요.” 전동하의 의미심장한 눈빛에 소은정이 얼굴을 붉히며 그를 흘겨보았다. “뭐래. 나 갈 거예요.” 생글생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던 전동하가 물었다. “내가 데려다줄까요?” 차키를 챙기는 전동하를 향해 소은정이 물었다. “약속 있다면서요? 내가 알아서 갈 수 있어요.” “약속보다 은정 씨가 훨씬 더 중요하죠.” 그거야 당연히 은정 씨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으니까 그런 거죠... 소은정도 말은 안 데려다 줘도 괜찮다고 하면서 마음 한 구석은 달콤했다. 거성그룹으로 가는 길, 소은정은 임춘식과 했던 대화를 다시 얘기해 주었다. “이미 알고 있었어요.” 유럽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특별히 출장까지 갔던 전동하였다. 이 일 때문에 인맥을 총동원했던지라 이렇게 허가가 빨리 난 것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잠시 후. 거성그룹 앞. 예상 밖에도 임춘식은 건물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임춘식도 거성그룹 대표인데 다른 그룹의 대표를 맞이하기 위해 건물 앞까지 마중을 나온다는 건 분명 평소와는 다른 행보였다. 차 안에 있던 전동하가 임춘식을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도 저런 스타일이에요?” “그냥 오늘 뭐 잘못 먹은 거 아닐까요?”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의 벨트를 풀어주고 핸드백까지 건넨 전동하가 말했다. “어차피 내 쪽은 되게 금방 끝날 거예요. 먼저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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