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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남자를 바라보는 눈길

소은정은 전동하가 여색을 멀리하는 무성욕자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와 사귄 이후 그저 포옹과 뽀뽀만 했었지 더 이상 발전시키지는 않았다. 플라토닉 러브와 비슷한 사랑이란 걸 했다. 성관계를 하지 않음으로 이익의 척도도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할 일이 없었다. 두 사람의 신분은 특별했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양측의 막대한 이득과 손해와 연관되어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전동하도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한 선비 같았으나 한번 눈이 돌아가면 다른 남자들과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소은정을 눈을 깜빡거리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전동하는 까만 눈동자로 소은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덤덤히 말했다. “네, 자고 싶어요.” 그는 무척 그녀를 원하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녀가 속한 일가와 관련되어 있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전동하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둘의 관계가 언론에 알려지면 큰일이다. 대외적으로 공개된다면 분명히 언론에서 박수혁과 그를 대놓고 비교할 것이다. 비교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전동하가 걱정하는 것은 자기가 박수혁보다 못하다고 언론에서 소은정의 안목에 대해 비난하는 것이었다. 그녀를 비난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긴 침묵이 흐르고 소은정이 천천히 숨을 쉬더니 그를 바라보았다. 대표실의 전등은 밝게 켜져 있었고 전체 빌딩에 그 둘만이 남겨져 있었다. 잠시 생각하던 소은정이 입을 벌려 침묵을 깨려던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테이블에 놓인 그녀의 휴대전화였다. 전동하가 천천히 그녀의 몸 위에서 일어났다. 조명이 환하게 그의 얼굴을 비췄고 그의 선명한 콧날을 더욱더 돋보이게 해줬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돌아온 전동하에게서 조금의 냉담함이 보였다. 잘 못 본 거겠지. 그녀는 휴대전화에 시선을 옮겼다. 이 시간에 그녀에게 전화하는 사람은 가족밖에 없었다. 전동하가 휴대전화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소찬식이었다. 전동하의 마음속에 번졌던 불이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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