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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1화 칼퇴

그 말을 들은 소은찬은 자신의 말실수를 깨닫고 후회하는 눈빛으로 소은호를 바라보았다. 소은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은찬을 바라보았다. 소은호의 그런 표정이 소은찬에게는 처음이었다. 그의 한마디가 한시연에게 슬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을 것이다. 소은찬은 입술을 꽉 깨물고 한시연을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았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한시연은 괜찮다는 듯 웃으면서 해석했다. “나리 씨의 가족분들도 은찬 씨와의 관계에 대해 중시하고 있으니 더 정중히 대해야 해요. 만약 몰래 혼인 신고를 했다가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오히려 은찬 씨 점수가 깎일 거예요. 나리 씨 입장이 중간에서 난처해질 수 있어요!” 한시연의 말을 들은 소은찬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말 소은찬이 계획했던 일이 틀린 것일까? 소은찬은 어차피 해야 할 혼인 신고, 그저 시간문제 아니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시연의 말을 들은 소은찬은 자기 행동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생각했다. 잠시 생각하던 소은찬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잠시 미룰게요. 감사합니다, 형수님.” 한시연이 웃더니 아니라고 했다. 소은찬은 계단을 올라가다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말했다. “형수님한테 가족이 왜 없어요? 저희 모두 형수님 가족이에요.” 소은찬은 연구실에서 실험하는 것과 같이 정중한 모습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 한시연이 멈칫하더니 눈시울이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이었다. 말을 마친 소은찬은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소은호는 한시연의 손을 잡고 낮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찬이가 어릴 적부터 대인관계에 서툴렀어, 너무 속상해하지 마. 만약 마지막 한마디가 아니였다면 내가 주민등록증을 숨겨서라도 평생 혼인 신고 못 하게 했을 거야.” 아무도 한시연을 건드릴 수 없다. 한시연이 웃으면서 그의 손을 다독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눈꼴이 셨던 소은정은 짧은 탄식과 함께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공기가 차가워지고 며칠간 비가 계속되었다. 소은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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