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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폐급 아들

솔직히 박수아는 소은정의 잔인한 수단에 잔뜩 겁을 먹은 상태였다. 지금이야 전인국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버티고 있으니 그녀에게는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그가 미국으로 돌아간다면 모든 분노를 그녀에게 쏟아내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양 회장에게까지 버림 받은 그녀에게 전인국은 어찌 보면 마지막 버팀목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네.” 잠시 후, 가장 빠른 항공편을 예약한 전인국이 공항에 발을 들이자마자 낯선 남자들이 그를 둘러쌌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온 게 아니라는 걸 직감한 전인국의 얼굴에 경계심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와 함께 베이지 트렌치코트 차림의 소은정이 화사한 미소를 띤 채 그를 향해 다가왔다. 아름다운 여자와 밝은 미소.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도 홀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매혹적인 미소였지만 전인국은 그 미소에서 두려움과 긴장을 느꼈다. 아름답게 휘어져 있지만 그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에 나름 파란만장하게 살아온 전인국도 섬뜩함을 지울 수 없었다. 전인국의 뒤를 따르던 경호원들이 바로 그의 앞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소은정 쪽 사람들이 한 발 먼저 그들의 움직임을 통제했다. 한편, 전인국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기 위해 공항으로 배웅까지 나온 박수아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내 손으로 무덤을 팠구나... 그녀를 발견한 소은정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아, 하마터면 저 여자를 깜박할 뻔했잖아? “박수아 씨? 전 회장님과 함께 미국으로 들어가실 건가봐요?” 창백하게 질린 얼굴의 박수아가 전인국의 눈치를 살폈다. 나도 차라리 같이 출국하고 싶다고. 이대로 나 혼자 남으면 나만 당하게 되는 거잖아! 하지만 전인국에게 박수아는 그저 대충 이용하다 버릴 장기말 정도에 불과했기에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전인국을 살짝 노려보던 박수아가 개미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요. 난 그냥 회장님 배웅하려고...” 어차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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