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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방화

뭔가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한 목소리에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쪽이 꾸민 짓인가요?” “에이, 설마요. 제가 무슨 수로 이렇게 큰 판을 짜겠어요. 전 그냥 구경꾼일 뿐이에요. 은정 씨가 너무 헤매고 있는 것 같아서 힌트를 주려는 것뿐이라고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박수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소은정이 이미 어두워진 액정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때, 우연준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대표님, 기자가 폭로 영상의 진실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말했답니다.” “대중들 앞에 설 기회를 주면 안 돼요. 기자가 인정한 사실 전부 경찰한테 알려주고 경찰이 직접 입장 발표를 하게 해요. 그리고 오늘 일... 무슨 일이 있어도 배후에 숨은 범인까지 알아내야겠어요.”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에 우연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대놓고 협박을 당하신데다 다치시기까지 했으니 당연한 거지. “대표님, 최 팀장 혼자서 경찰 측과 소통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제가 직접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요. 그 기자도 최 팀장이 옆에 있으면 거짓말을 못 할 테고... 두 사람이 같이 가는 게 좋겠어요.” “대표님, 오늘 많이 놀라셨을 텐데 일찍 쉬십시오. 전 대표님은... 새로운 소식 들어오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은 바로 침실로 향했다. 한편, 호텔방을 나서려던 우연준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뭔가 이상한데... 하지만 소은정이 침대에 눕는 모습까지 확인한 그는 그저 너무 예민한 거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결국 방문을 나섰다. 어차피 호텔 주위는 경호원들이 빈틈없이 지키고 있으니 파리 한 마리도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역시... 불안한 예감이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우연준이 나가자마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소은정은 차키와 휴대폰을 챙기고 호텔방을 나섰다. 경호원들의 경비가 삼엄하긴 했지만 그 정도 감시를 따돌리는 건 소은정에겐 식은 죽 먹기, 은밀하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 소은정은 창고를 향해 엑셀을 밟았다. 잠시 후. 창고의 창문을 통해 미약한 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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