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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밑지는 장사

잠시 후, 테라스. 직원이 두 사람에게 주스를 건네고 살짝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목을 축였다. 그런 소은정을 가만히 지켜보던 강서진이 물었다. “왜 날 보고도 안 놀라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내가 궁금해야 하나요?” 왜 친한 척이야... 퉁명스러운 소은정의 대답에 말문이 막힌 강서진이 괜히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잠깐 동안의 침묵 끝에 강서진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에요? 혹시 작은 할아버지한테 뭐 부탁할 거라고 있는 거예요?” “네.” 그녀의 대답에 강서진이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턱을 만지작거렸다. “잘됐네요. 양 회장님은 우리 할머니 동생이에요. 아주 가까운 친척이라 이 말이죠. 도움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대신 좋게 말해 줄 수도 있는데? 어때요?”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무슨 꿍꿍이인가 싶어 의심 가득한 소은정의 눈빛에 강서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형 얼굴 봐서 내가 특별히 도와주려는 건데...” “그럼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소은정의 질문에 한동안 입술만 잘근잘근 씹어대던 강서진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만약 은정 씨가 내 사진... 돌려주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말해 줄 수도 있고요...” 아하, 결국 그게 목적이었어? 괜한 내기를 했다가 소은정에게 나체 사진이 찍힌 뒤로 강서진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기가 일쑤였다. 우연히 SC그룹 이름이라도 들리면 내가 요즘 소은정한테 잘못한 건 없나 다시 돌이켜보는 게 어느새 습관처럼 자리잡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슴에 품고 다니는 기분, 이제 끝낼 때도 됐잖아! 하지만 소은정은 택도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글쎄요. 딱히 수지에 맞는 거래는 아닌 것 같네요.” 겨우 옆에서 아부 몇 번 하는 걸로 나체 사진을 바꿔? 꿈 깨시지... 평생 발 벗고 못 자게 만들어주겠어... 박수혁과 부부였을 때 그녀를 무시했던 건 그렇다 치더라도 추하나에게 저지른 짓만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 소은정의 단호한 대답에 흠칫하던 강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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