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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이상하네

조용한 주차장. 바늘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그대로 들릴 것만 같을 정도로 고요한 주차장, 소은정은 분노로 가득찬 시선으로 박수혁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분노,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박수혁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행여라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던 거라면 내 맘 잘 들어. 만약 임신하면...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 아이 지울 거야. 그러니까 꿈도 꾸지 마. 내가 원하지 않는 아이, 품을 생각도 나을 생각도 없어. 선 지켜. 안 그럼 진짜 너 죽고 나 죽고니까.” 말을 마친 소은정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거칠게 차문을 연 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벗어나갔다. 우두커니 혼자 남은 박수혁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비틀거렸다. 벨소리가 울리고 강서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떻게 됐어?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은정 씨는? 술에 약 좀 타. 그럼 좀 수월할 거니까. 이미 엎지른 물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형 말에 따르게 될 거야. 나 좀 봐...” 두 눈을 질끈 감은 박수혁이 말없이 전화를 끊었고 자신의 차문에 거세게 발길질을 함으로써 화풀이를 대신했다. 아니, 난 못해... 난 은정이의 눈물을 보고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없어... 은정이의 증오에 의연할 자신이 없어... 그래, 내가 날 너무 과대평가했네. 내가 날 너무 쓰레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진 않을 거야. 절대... 깊은 밤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 한 대 보이지 않았다. 소은정은 엑셀을 거세게 밟으며 텅 빈 거리를 빠르게 달렸다. 아직도 쿵쾅대는 심장이 방금 전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하, 어디서 그런 더러운 수작을 배워와서는... 난 추하나처럼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거야. 내 머리털 하나라도 건드리면 평생 숨도 못 쉬게 고통스럽게 만들어줄 거야. 이때 곁에 내팽개치 듯 던지던 휴대폰이 울렸다. 차량 모니터에 전동하의 이름이 뜨고 방금 전까지 마음을 가득 채우던 분노가 억울함으로 바뀌며 코끝이 시큰해졌다. 그래도 그녀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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