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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돌려보내

소은정의 말에 현장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솔직히 분위기를 이렇게 어색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지만 윤시라가 먼저 선을 넘어온 이상 굳이 고상한 척 앉아있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천한강이 신경 써서 만든 자리일 텐데... 마지막 기회를 차버린 것도 윤시라 스스로의 선택이니까. 소은정이 싱긋 웃더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천한강을 바라보았다. “아저씨, 이런 분위기에서 식사는 힘들 것 같네요. 뭐 아저씨 마음은 충분히 이해했어요. 오랜만에 언니, 오빠 얼굴 봐서 좋았고요. 잊지 않을게요.” 말을 마친 소은정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숨을 내쉰 천한강도 십 년은 더 늙은 얼굴로 일어섰다. “은정아, 고맙다.” 적어도 그룹이나 천진수, 천진아에게는 화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말한 것임을 눈치챈 천한강이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어차피 식사 한 번으로 윤시라와의 악연이 풀릴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고 이렇게 끝내는 게 어쩌면 최상의 결과일지도. 소은정은 창백한 얼굴로 앉아있는 윤시라를 힐끗 바라본 뒤 단호하게 돌아섰다. 어휴, 속이 다 시원하네. 그녀의 뒤를 따라나온 한유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알고는 있었지만 너도 참 막 나간다. 아저씨 표정 봤지?” “아저씨가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는지는 나도 알고 있지. 기회를 놓친 건 윤시라 탓이잖아?”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다 자기가 자초한 거지 뭐. 여전히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아저씨만 아니었으면 평생 우리랑 같은 테이블에서 밥도 같이 못 먹는 레벨이면서...” 소은정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힐끗 올려다 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가자. 피곤하다.” “그래.” 한유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소은정과 한유라가 떠난 레스토랑. 남은 사람들의 표정은 여전히 싸늘했다. 그중에서 안색이 가장 안 좋은 건 천한강이었다. 소은정이 윤시라의 추접한 과거를 폭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마음을 가장 무겁게 만드는 건 그녀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것이었다. 평소 그의 앞에서는 착한 척, 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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