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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친한 사이

”주위에 지키는 사람 하나 없는데 미련하게 거기 갇혀있어? 대문은 잠겼어도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되잖아. 사내 새끼가 그것도 못 뛰어내려? 아무리 곱게 자랐어도 그렇지.” 돌아온 그를 바라보던 전인권이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도망칠 기회가 수없이 있었음에도 고집스럽게 곰팡이 핀 빵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렸다니... 한심하다는 듯한 전인권의 눈빛에 전기섭이 느낀 건 끝없는 치욕이었다. 주위에 보디가드를 둘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을 전동하의 오만함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전인권은 동네 창피하다며 복수는 생각도 하지 말라 했지만... 바닥에 엎드린 전기섭이 몰래 주먹을 쥐었다. 언젠가... 내 바지가랑이를 잡고 차라리 죽여달라 애원하게 만들어주겠어, 전동하... 한편, 오피스텔 앞에서 전동하와 소은정은 누가 먼저 돌아서냐로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이걸로 한참 동안 고민할 일인가 싶어 두 사람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전동하가 먼저 그녀의 등을 들이밀었다. “얼른 가요. 오늘은 푹 쉬어요.” “알겠어요. 내가 먼저 들어갈게요. 오피스텔 안에서 동하 씨가 가는 거 보면 되잖아요.” 소은정의 고집에 피식 웃던 전동하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냥 같이 올라갈래요?” “됐어요.” 소은정이 손을 쏙 빼냈다. 싱긋 미소 짓던 전동하가 다시 소은정의 손을 만지작거리다 손목을 확 당겨 그녀를 품에 안았다. 두 팔로 허리를 안으니 전동하의 따뜻한 체온이 그대로 느껴지고 소은정도 왠지 마음이 착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면... 동하 씨가 상처를 모두 지워낼 수 있을까? 나와의 즐거운 추억으로 그 힘들었던 시간들이 흔적도 없이 덮였으면 좋겠다... 한참 뒤에야 전동하는 품에서 그녀를 풀어주었다. “들어가요.” 안겨있던 그녀도 왠지 달라진 전동하의 신체 변화를 느끼고 도망치듯 오피스텔 안으로 사라졌다. 문에 기댄 소은정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어른 대 어른으로 사귀는 마당에 너무 내숭을 버리는 것도 웃기고 소은정도 어느 정도 다음 단계 스킨쉽에 대해 마음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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