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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놀랐지?

비명소리와 신음소리 욕설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며 옆 사람들이 보기에 잔인하다 느껴질 정도의 폭력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던 한유라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야. 저 남자 더럽게 못 싸우네. 그런데 뭘 믿고 그렇게 나댄 거래?” 이 바닥에서 재벌 2세들은 어렸을 때 납치 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스스로 몸을 지킬 수 있게 태권도나 유도 같은 무술을 배우는 게 국룰이나 마찬가지였다. “전기섭은 어렸을 때부터 전문 경호원이 밀착 경호를 했거든. 그래서 필요없었던 거겠지.” “아... 그래서 지금 저렇게 맞기만 하는구나?” 한유라가 피식 웃었다. 한편 소은정은 전기섭의 몸을 가로탄 채 주먹을 날리는 전동하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평소 부드럽고 젠틀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마치 오랫 동안 몸을 웅크리고 있던 맹수가 사냥감을 유린하 듯 포악했다. 살기로 번뜩이는 눈동자에서는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러한 전동하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분명 같은 집에서 자랐는데 온실의 화초처럼 연약한 전기섭과 별다른 초식이 없는 말 그대로 길바닥 스타일의 싸움을 보여주고 있는 전동하... 무엇이 저 두 사람의 차이를 만들어냈는지 알고 있기에 가슴이 저려왔다. 짜증 나... 동하 씨가 이기고 있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전기섭은 반항할 힘도 없는지 바닥에 축 늘어졌지만 전동하는 기계적인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만해요...” 조용히 다가간 그녀의 목소리에 전동하가 드디어 행동을 멈추었다. 고개를 든 전동하의 새카만 눈동자에 점차 빛이 들어왔다. 그의 주먹을 잡아 어루만지던 소은정의 눈에 눈물빛이 서렸다. “됐어요. 이제 그만 가요.” 자리에서 일어난 전동하가 조심스레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놀랐어요?” 이 와중에 그녀를 걱정하는 전동하를 향해 소은정은 최선을 다해 웃어주었다. “아니요. 손 아프죠? 집 가서 내가 약 발라줄게요.” 그제야 전동하의 입가에 늘 보이던 익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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