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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엉망인 기분

삐친 모습도 귀엽다니까... 고개를 숙이고 쿡쿡 웃던 전동하가 바로 대답했다. “글쎄요. 원하는 거? 그런 건 없어요. 그냥 마이크 몫이었던 걸 되찾아주고 싶은 것뿐이에요.” 마이크는 칠년 간 애지중지 키워온 아들이자 어두운 어린 시절 유일하게 그를 편견없이 대해준 착한 동생의 유일한 피붙이이다. 마이크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전동하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한테는 어떻게 하든 괜찮지만 마이크는... 마이크 몫인 건 어떻게든 돌려놓을 거예요.”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은정이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동하 씨가 이제 와서 복수 때문에 이성을 잃을 리가 없지. 두 사람이 한동안 얘기를 나누던 그때 전동하의 휴대폰이 울리고 통화를 하는 그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듯 이마를 짚던 전동하가 한숨을 내쉬었다. “마이크가 학교에서 또 사고를 친 것 같아요.” 하, 이 자식, 아빠 마음도 몰라주고 또 사고를 쳐? 방금 전까지 마이크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해주겠다던 전동하가 이를 악무는 모습에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얼른 가봐요. 난 회사로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요.” 모든 게 계획대로라고 생각하며 며칠이 흘렀지만 박수혁의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3일만에 박수혁의 부하가 전기섭을 찾아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역시 소식을 입수한 전동하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전혀 놀라거나 아쉽다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 “내 생각보다 조금 더 빨리 찾아냈네요.”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3일이나 흘렀어요. 박수혁 성격이라면... 꽤 속 많이 끓였을 걸요. 워낙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라.” “글쎄요. 그냥 대충 찾아서 3일이었지. 정말 진심으로 찾았다면...” 전동하가 고개를 저었다. “전기섭이 풀려난 이상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조심해요.” 소은정의 진심어린 걱정에 전동하가 생글생글 웃었다. “그러게요. 은정 씨, 나 너무 무서워요. 은정 씨 집에 숨어있으면 안 돼요?” 잔뜩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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