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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의기양양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감정에 따라서만 움직인다라... 두 사람 참 다 이기적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다 성인이고 두 사람 사이의 연애에 제3자인 내가 왈가왈부할 건 아닌 것 같아. 뭐가 됐든 너만 행복하면 됐어.” 그나마 다행인 건 한유라가 소은호에 대한 집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소은호에 대한 한유라의 감정은 어린 시절 좋아했던 오빠에 대한 동경과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 그래서 소은호의 행복을 위해 보잘 것 없는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 온 것이겠지. 하지만 그녀에게 민하준은 마약 같은 존재였다. 처음 만난 순간 오고 가는 시선 사이에 불꽃이 튀기는. 진정한 남녀 사이의 관계. 그러니 모든 걸 감수하면서도 민하준과 함께 하려던 것이겠지... 소은정과의 통화를 마친 한유라는 베란다로 향했다.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는 그녀의 표정은 그 언제보다 더 가벼웠다. ‘다행이다... 이제 숨기는 것도 거의 한계였는데 이젠 좀 더 편해지겠어.’ 만족스러운 얼굴로 돌아선 한유라의 시야에 잔뜩 굳은 얼굴의 민하준이 들어왔다. 검은 눈동자에 스치는 수많은 복잡한 감정들을 읽어낸 한유라는 왠지 당황스러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다가갔다. “다 씻었어?” 민하준의 바디워시 향이 그녀의 코끝을 자극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목을 낚아챈 민하준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 단단히 화가 났는지 호흡마저 더 거칠어졌다. “누구랑 통화한 거야?” “은정이.” 한유라가 그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무슨 대화 나눴는데?” 민하준의 뜨거운 시선에 얼굴이 뚫릴 것 같았지만 그 시선을 조용히 마주하던 그녀가 다시 피식 웃었다. 화사한 미소에 왠지 모를 자조가 섞여있었다. “다 들었으면서 뭘 물어?” 그녀의 손목을 잡은 민하준의 팔목에 핏줄이 꿈틀거리고 눈동자에 담긴 감정도 쏟아질 듯 일렁거렸다. “결혼은 안 할 거라고? 그게 네 마지노선이라고?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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