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2화 욕심이 너무 많아
소은해의 고백을 듣는 순간, 바로 생각난 대답은 거절이었다.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어 버린 그녀를 불쌍히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 사진이 인터넷에 다 퍼져버렸어. 내가 무슨 염치로 오빠랑 사귀고 결혼을 해... 천하의 소은해가 나 같은 여자랑 결혼한다고 해봐.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 앞에서는 별말 없겠지만 돌아서면 얼마나 비웃겠어... 오빠가 얼마나 소문, 이미지에 민감한데. 내가 오빠 인생에 오점이 되고 싶지 않아.’
소은해의 질문에 김하늘은 하염없이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거절의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겉으로는 내뱉지 못했다.
욕심이 났다.
평생 짝사랑했던 사람의 고백...
누구나 다 바라는 상황일 것이다.
게다가 불안하다면 결혼까지도 할 수 있다니...
어렸을 때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지났다.
짝사랑이란 그 무엇보다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거나 소은해를 원망해 본 적은 없었다.
마음이 흔들린 건 그녀이니 그 감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이제 그 남자가 그녀를 좋다고 말한다.
머리로는 거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이기심이 자꾸 그녀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혼란스러운 그녀의 마음을 아는 걸까?
소은해가 김하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지금 당장 대답 바라는 거 아니야. 입원해 있는 동안 충분히 고민해 봐.”
한참을 울던 김하늘도 감정을 추슬렀다.
‘그래.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는 거야...”
그리고 다음 순간 떨리는 소은해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하늘아... 제발 나 좀 봐주면 안 돼? 나 혼자 남겨두지 마...”
소은해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지고 그 모습에 김하늘은 눈을 질끈 감았다.
창백한 얼굴을 돌린 김하늘이 화제를 돌렸다.
“오빠, 나 머리 아파.”
“아, 어. 그래.”
김하늘의 말에 부랴부랴 일어선 소은해가 의사를 부르기 위해 병실을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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