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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사실이야?

항상 부드럽고 친절하던 전동하는 딴 사람으로 변한 듯 날카로운 분노를 번뜩였다. 한 발 다가선 전동하가 차가운 시선으로 소찬식을 바라보았다. “누가 그런 말을 한 겁니까?” “사실이냐고 물었네!” 소찬식 또한 물러서지 않고 다시 한 번 물었다. 전동하가 고개를 숙였다. 온몸의 혈관들이 터질 듯 부풀어오를 정도로 몸에 잔뜩 힘을 주던 그가 결국 입을 열었다. “네, 사실입니다. 그러니 아버님께서도 말씀해 주세요. 누가 말한 겁니까.” 질문을 하긴 했지만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전동하는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었다. 차오르는 분노가 쌓이고 쌓여 몸 전체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전동하의 대답에 소은정 역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저렇게까지 분노와 증오를 내뿜는 전동하의 모습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고 가족들과 관련된 일일 것이라 짐작하면서도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후폭풍이 두려웠다. 전동하의 인정에 소찬식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 자네가 솔직하게 인정했으니 나도 말하지. 자네 삼촌 전기섭이 말해 준 거네. 나한테 그 말을 해주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더군.” “전기섭”의 이름을 듣는 순간, 이미 짐작을 했음에도 전동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가만히 안 둘 거야... 단호하게 돌아선 전동하가 별장을 나서려던 그때, 소찬식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네가 은정이를 구해 준 건 고맙게 생각하네. 우리 집안도 은인에게 박한 사람들이 아니니 자네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겠네. 하지만 우리 은정이와 사귀는 건 안 돼. 자네가 단 한 순간이라도 마이크의 아버지였다면 지금 내 마음 이해할 거라 믿네.” 그래. 이렇게 하는 게 맞아. 소찬식의 최후통첩에 전동하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부드러운 옆라인이 지금만큼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곧 돌아와서 해명하죠.” 마지막으로 깊은 눈으로 소은정을 바라본 전동하가 자리를 떴다. 발걸음을 옮기는 전동하는 마치 사람들 앞에서 알몸으로 걷는 듯한 수치심에 휩싸였다. 어두웠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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