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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사생아

하지만 소찬식이 묻기 전에 전기섭이 먼저 입을 열었다. “회장님, 제가 오늘 실례를 무릅쓰고 초대받지 않은 자리에 온 건 박 대표님의 부탁을 받아 회장님께 저희 집안의 비밀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전기섭의 말에 소찬식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어색한 헛기침과 함께 박수혁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요즘 은정이가 전동하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지내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네. 제 사적인 욕심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은정이가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그래서 차마... 직접 은정이한테 알려줄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소찬식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기섭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지만... 집안의 사적인 비밀을 제가 알아도 괜찮을까요?” 저번에 우리 집에서 한 말 말고 또 비밀이 있단 말이야? 딱히 듣고 싶지 않은데... 게다가 소은정의 말에 따르면 전기섭은 겉보기엔 점잖고 침착한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교활하다고 하니 엮이지 않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전기섭이 진심어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가 거짓말을 하는 거면 어떡하나 걱정하시는 거 압니다. 전에 제가 한 제안도 결국 거절하셨더군요. 그 결정 저도 존중합니다. 이제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없으니 더 편한 입장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겁니다. 조심해서 나쁠 게 없으니까요.”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소찬식이 미소를 지었다. “좋습니다. 그럼 한 번 들어보죠.” 박수혁을 힐끗 바라보던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전동하의 어머니는 미국 교포였습니다. 외모는 빼어났지만 가난했죠. 그런 여자가 해외에서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업소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 형님을 만나 정부가 되었죠. 그 결과로 동하가 태어났지만 형님은 애초에 이혼할 생각이 없었고 그 모습에 화가 난 건지 동하와 함께 죽어버리겠다고 형님을 협박했죠. 그래서 동하를 저희 집안에 들인 겁니다.” 여기까지 말을 이어가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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