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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앉아." 그의 눈은 그녀를 가볍게 훑었다. "네." 그녀는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테이블에는 노트북이 놓여있었다. 그녀를 향한 있었던 노트북 화면에는 감시 영상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그의 침실 감시 화면임을 알 수 있다. 침대를 향한 카메라 각도. 침대 위에는 그와 그녀가 있었다. 진아연은 CCTV 영상 화면을 보고 갑자기 몸 안의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았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노트북을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꾸짖었다. "박시준 씨! 변태예요? 안방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다니요!" 그녀는 무척이나 화가 났다! 석 달 동안 그와 한 침대에 살았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는데. 그가 식물인간 상태였기 때문에 그를 전혀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밖에서 아무리 화려해도 개인 공간 안에서는 보기 흉한 행동들을 할 수도 있는데 자신이 3개월 동안 감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와 같은 방을 쓸 때 아무도 그녀에게 방에 감시 카메라가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박시준은 분노에 떨고 있는 그녀를 보며 오히려 차분했다. "내가 감시 장치를 설치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도 오늘에서야 그가 아플 동안 방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시 카메라는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설치되었다. 간병인이 그를 학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두었다고 했다. 과거에 아무리 강한 사람이였다 할지라도 식물인간이 된 그를 두려워하지는 않을 테니까. 어머니의 걱정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박시준은 화를 낼 수 없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모든 CCTV 영상을 전달받았다. 오늘 CCTV 영상을 전부 보고 그는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다. 진아연이 이런 여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 어머니가 설치하셨다고요?" 진아연은 불안해서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을 하신 거죠? 적어도 제게 귀띔이라도 해주셨어야죠! 전...전..." "진아연, 넌 내가 깨어날 거라 아예 생각도 못 했나 보지?" 그의 눈에는 독기가 가득 했다. "내가 아플 때 내 몸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 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소파에 다시 주저앉았다. "아니에요! 장난이 아니라고요! 그건 마사지한 거였어요! 근육이 위축될까 봐!" 그녀는 박시준과 결혼 후 간병인이 해주던 몇 가지의 근육운동을 어깨너머로 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 일을 간병인으로부터 이어받았다. 매일 밤 간병인이 그에게 운동을 시켜줄 때 그녀 혼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 뻘쭘히 있는 게 무안했기 때문이다. 진아연이 강하게 반박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는 그녀를 오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감시 카메라는 모든 것을 기록해 두었다. "그래? 그럼 다시 한번 봐." 박시준은 더 이상 그녀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CCTV 영상의 재생 버튼을 클릭하였다. 자신이 한 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몸을 가지고 놀았다고 인정하기 싫었다. 그녀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번 만지기만 했을 뿐... 그가 깨어나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방에 감시 카메라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손가락을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건드리지 않았을 텐데! 아! 그녀는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비디오에서 재생되는 내용을 보고 싶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절대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자꾸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영상 속 화면은 그녀의 말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영상에는 그녀가 그의 몸을 어떻게 '가지고 놀았는지'를 분명하게 기록했다. "시준 씨, 제가 다 설명할게요." 진아연은 심호흡을 하며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하여 설명을 하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 시준 씨가 살아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고 그래서 전 시준 씨가 깨어날 줄 몰랐어요. 그래도... 전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예요. 제가 한번 장난친 거 가지고 시준씨를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면 안 되죠... 지금 시준 씨가 이렇게 잘 회복할 수 있는 것도 제 덕도 있다고요." 그녀의 변명을 듣더니 박시준의 머리는 더욱 아파왔다. "진지하게 마사지를 해준 영상을 찾아줄게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눈치를 살피며 스크린을 터치했다. 1분 후- "뭐야!" 진아연은 노트북을 들고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이 불에 타는 듯이 화끈거렸다. "다 봤죠? 영상 전부 다 봤죠?" 그녀는 반복적으로 확인을 했고 머리속은 혼란에 빠졌다. 박시준은 그녀가 왜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말을 했다. "당연하지." "아~~! 박시준, 이 변태야! 그걸 보면 어떻게 해요! 변태예요?! 진짜!" 진아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다른 단어 표현이 생각나지 않았다. 노트북 속의 영상에는 그녀가 옷을 입지 않은 것까지 저장되어 있었다! 가끔씩 잠옷을 가지고 샤워실 가는 것을 깜빡할 때면 그녀는 알몸으로 방에서 나와 옷을 가져가곤 하였다. 식물인간이었던 박시준을 신경 쓸 필요는 없었으니까! 그녀는 상상도 못했다... 방에 감시 카메라가 있을 것이라고는! "니가 옷을 안 입은 게 내 탓은 아니잖아?" 박시준은 그녀의 질책에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하얀 피부 빼고는 볼 것도 없던데." 진아연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왜- 누가 제 몸매를 마음대로 평가하라 했죠! 조용히 하세요! 영상 모두 삭제할 거예요!" 그녀는 노트북을 들고 부리나케 방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문을 쾅 닫았다.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운전기사는 다시 한번 감탄했다. 진아연의 외침과 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 역시 그녀는 대단했다. 감히 박시준 앞에서 이렇게 행동하다니.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고 생각했다. ...... 저녁 7시. 진아연은 모든 영상을 삭제하고 노트북을 거실 테이블에 가져다 놓았다. 한바탕 화를 내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너무 배가 고파서 체면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다이닝 룸으로 갔다. 다행히 박시준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불편함을 느꼈다. 이 집의 모든 곳에 카메라가 있을 것 같았고 그녀가 하는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것 같았다. "사모님, 전 진짜 사장님 방에 카메라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이모님은 오해하지 않게 설명을 했다. "이 일은 대표님도 몰랐을 거예요. 누구보다 자신의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시니까요." 진아연은 애써 담담한 척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영상은 모두 삭제했어요." 조금 먹고 나니 입맛이 다시 떨어졌다. 그녀는 숟가락을 놓으면 이모님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제가 너무 했나요?" 이모님은 망설이며 대답했다. "조금요." "아.... 상관없어요. 일어나서 절 때리기라도 하겠어요?" 그녀는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다. 어차피 다 보여준 이상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그녀는 평소처럼 행동해야겠다고 자신을 위로하며 다이닝 룸을 나왔다. 하지만 하필 이때. 다이닝 룸으로 향하는 박시준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의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마법처럼 그녀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것 같았다. 그녀의 심장이 갑자기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비켜." 그의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바로 비켜줬다. 그가 식당으로 들어가자 그녀 혼자 착각한 게 뻘쭘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일부러 자신을 찾으러 왔다 생각했는데 밥 먹으러 온 것이라니. 진아연, 정신 차려! 깊은 한숨을 쉬면서 자신에게 말했다. 알몸쯤이야! 별거 아니야. 나도 전에 마사지 해줄 때 거의 그의 몸을 다 본거나 다름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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