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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장

심윤은 사람 자체가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지금 박시준은 심윤보다 더 우스웠다. 적어도 심윤은 거짓인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시준은, 여태까지 모든 것을 진짜로 믿고 있었다. "진아연,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박시준은 낮은 목소리로 울음이 섞인 듯 토로했다. "왜?" 하지만 돌아오는 건 쓸쓸한 바람 소리뿐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라엘은 물었다. "아빠는 왜 엄마가 수술를 한 걸 알고 기분이 안 좋아졌죠?" "라엘아, 만약에 오빠가 라엘이한테 거짓말을 했다면 라엘이는 화가 나 안 나?" 마이크는 아주 적절하게 예를 들어 이야기해 줬다. "아빠는 시은이 수술을 한 사람이 엄마라는 걸 미리 알았으면 화나지 않았을 거야." "그럼 엄마는 왜 아빠한테 말 안 했어요?" "그건 너희 엄마가 그때는 아빠랑 엮기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괜히 아빠랑 그때 엮기면 너랑 오빠 양육권을 아빠가 가져가려고 할 수도 있었으니까. 나중에 엄마랑 아빠가 사이가 좋아지고 했고 이 일도 엄청 오래돼서 굳이 얘기하려고 하지 않았지." 마이크의 설명은 들은 라엘이는 알듯 모르는 듯했다. "어른들의 세계, 참 복잡하네요." "그렇지! 그래서 어쩌면 시은이 같은 사람이 더 행복했을 수도 있어." 마이크는 말하며 라엘이를 슬쩍 쳐다보았다. "너 지금 눈이 퉁퉁 부어 있어, 오늘 저녁에 리허설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리허설은 진짜 방송이 아니에요." 라엘은 부은 눈을 문질렀다. 조금 아팠다. "녹화가 다 끝나면 엄마한테 갈래요." "그래." 저녁쯤, 진아연에게서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이 시각 B국은 아침 7시었다. 진아연은 보통 이 시간에 아이들이랑 영상통화를 하곤 했다. "시은이 장례식 다 끝났어. 라엘이는 공연 리허설하러 갔어." 마이크와 한이는 카메라 앞에 서서 진아연과 영상통화를 했다. "라엘이가 박시준한테 시은이한테 수술을 해준 사람이 너라는 사실을 말해 버렸어. 박시준이 라엘이의 말을 듣고 많이 흥분하더라고, 아마 큰 충격을 받았을 거야." 반대편에서 진아연은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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