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0장
진아연의 태도가 아주 공격적이라고 느껴진 박시준은 조용히 진아연 옆에 앉았다.
아줌마가 닭고기 국 한 그릇 들고 왔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는 바로 국을 담은 그릇을 내려놓고 자리를 피했다.
"정말 피곤하면 집에서 원하는 만큼 쉴 수 있지. 불만 없어." 박시준은 한이가 들을까 봐 소리를 낮췄다. "근데 개학한지 한 달이 넘었어, 한 달 정도 쉬면 충분한 거 아니야?"
"이따가 한이랑 얘기해 볼게요." 진아연은 국그릇을 들고 한 숟가락을 떠먹었다.
"나는 한이가 피곤한 게 아니라 무언가를 우리한테 숨기고 있을까 봐 걱정이 돼서 그래." 박시준은 진아연 손에서 숟가락을 빼앗아 왔다. "네 아들은 네가 생각하는 만큼 순진한 아이가 아니야."
진아연은 숟가락을 다시 가져오고 싶었다, 하지만 박시준은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진아연의 입에 넣어줬다.
"왜 이래요?" 얼굴이 빨개진 진아연은 숟가락을 빼앗아 왔다. "선생님과 통화를 해 봤어요, 한이가 학교서는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여름 캠프 때도 별일 없었고요."
"학교 친구들 말고 한이가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박시준은 자기의 추측을 고수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아무런 일들이 없었다면 한 달 동안 집에서 이러고 있지 않았을 거야."
진아연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박시준의 말을 듣고 나니 조금 불안해졌다.
"국부터 먹자." 박시준은 그릇을 들고 국물을 마시고 분석을 이어갔다. "네가 그냥 이렇게 가서 그대로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아. 아니면 먼저 마이크한테 물어봐."
"알았어요. 마이크가 들어오면 물어볼게요." 진아연도 목소리를 낮춰 말하며 국물을 다 먹어 버렸다. "우리 이렇게 수근수근 대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리 무슨 음모를 꾸미는 줄 알겠어요."
"방금 한이가 나왔다가 나를 보자마자 방에 들어갔어." 박시준은 계속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니면..."
"내가 가서 얘기해 볼까?"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끊었다. "한이랑 맺힌 것을 풀지 않으면 나중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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