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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장

그녀는 머릿속이 하얗게 된 채 하고 싶은 말을 까맣게 잊었다. 위정의 어머니가 놀리면서 말했다. "이것 봐, 둘 다 부정하지 않잖아! 하하하!" 위정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밥 먹고 나면 혈액 검사 결과가 나올 거야." 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었다. 점심 식사 후, 진아연은 위정이 함께 결과를 가지러 가는 걸 거절했다. 아침에 그에게 폐를 끼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정의 집은 병원 근처에 있었고 집을 나선 진아연과 박시준은 걸어서 병원까지 갔다. "방금 왜 설명하지 못하게 했어요? 애매모호한 것이 좋아요?" 진아연은 그를 놀렸다. "아줌마랑 잘 모르는 사이인데 꼭 변명하지 않아도 돼." 그는 바깥쪽에서 걸으며 주변 도로 상황에 주의를 기울였다. "당신은 아줌마랑 잘 모르는 사이지만 나는 아줌마랑 친해요." "둘이 친하면 언제든지 설명할 수 있잖아." 그의 앞에 있는 파란불이 켜지고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조그마한 손을 잡고 길을 건너도록 이끌었다. "혼자 갈 수 있어요."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내 아이의 아빠인 건 인정해요. 그것만 빼면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내가 네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네가 인정하지 않아도 이미 확정된 사실이야." 그가 그녀에게 귀띔했다. "우린 지금 이 관계를 잘 유지하면 돼." 그녀는 할 말을 잃었다. 병원에 도착해 결과를 받아 든 그녀는 검사 결과를 한 장씩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그가 불안하게 물었다. "어때? 괜찮대?" "뭐가 괜찮다는 거예요?" 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이 체크리스트에 적힌 건 당신 꺼야, 아니면 아이 꺼야?" 그는 이런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녀는 홀몸이 아닌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갑자기 눈을 치켜뜨고 대답했다. "아이는 아직 너무 작아요. 초음파를 통해서만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 "오, 이 혈액 검사는 별문제 없지?" "매독과 임질은 일주일을 더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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