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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2장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우리 집에도 가방이 있는걸요." "유정 씨가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란 거, 나도 알아." 진지한이 인정사정없이 말했다. "다음에 유정 씨가 딸이랑 외출할 때, 다른 사람이 유정 씨를 가정부로 착각하지 않았으면 해." "남들이 무슨 오해를 하건, 난 상관없어요." 배유정이 가방을 들고 그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지금도 충분히 살기 힘든데, 남의 시선까지 신경 써야 하면, 더 힘들지 않겠어요?" 진지한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좋은 마음가짐이네." "그날 하루가 어땠건, 기왕이면 기분 좋게 보내는 편이 더 낫지 않겠어요?" 배유정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아까 지한 씨가 딸에게 사준 이 가방은 우리 딸이 언제쯤 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커도 너무 크잖아요!" 진지한: "그러면 그냥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게 해. 상미가 그림을 좋아하잖아." 배유정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림 때문에 이 가방을 사준 거면, 비슷한 그림을 사주면 되지, 왜 굳이 가방을 사줬어요? 그것도 이렇게 비싼 가방을요! 너무 돈 낭비잖아요!" "낭비라고 생각하면, 유정 씨가 먼저 들어." 진지한은 이 가방의 가격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딸이 마음에 들어 한다면 그걸로 족했다. 집에 돌아가, 내일은 딸이 이 가방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전혀 상관없었다. 적어도 이 가방을 보았을 때, 환하게 웃는 딸의 모습을 보았으니까.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앞으로는 물건을 이렇게 아무거나 사지 말라는 뜻이에요. 지금 상미는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요. 뭘 봐도 새롭고 신기하기만 할 뿐이죠. 상미가 만져보고 싶어 하는 모든 걸 다 사줄 수는 없잖아요?" "우리 딸을 바보 취급하지 말아! 아까 가방을 고를 때, 상미는 다른 가방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 그 말은즉, 상미는 자기만의 취향이 있는 거야." 진지한이 주얼리샵을 향해 작은 손을 흔들고 있는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진지한이 고민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딸을 안고 주얼리샵을 향해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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